자책(self-blame):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과도하게 비난하고 책임을 떠안는 마음.
정당한 반성과 달리, 과거의 잘못을 반복해서 떠올리며
자신의 존재 전체를 부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기 연민(self-compassion):
실수나 고통의 순간에 자신을 따뜻하게 이해하고 위로하는 태도.
타인을 대하듯 친절하게 자신을 대하며, 판단보다 공감을 우선시한다.
우리는 모두 가끔 실수해요.
그 실수를 통해 우리는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죠.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실수를 좀처럼 잊지 못해요.
몇 날 며칠, 혹은 몇 년이 지나도록
마음속에서 자신을 계속해서 꾸짖습니다.
실수를 교훈으로 삼기보다는,
그 실수 하나에 내 존재 전체를 걸고 평가하게 되죠.
“그때 왜 그랬을까, 난 왜 이렇게 부족할까.”
“나는 늘 문제야. 다 내 탓이야.”
이런 생각은 우리를 더 나아지게 하는 대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점점 더 작게 만듭니다.
그런데요,
이 반응은 우리의 성격이 아니라,
'뇌의 작동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제 책『내 마음을 위한 뇌과학』의 첫 번째 이야기,
'자책하는 뇌'에서 저는
우리 안에 두 명의 '나'가 있다고 말했어요.
하나는 이 세상을 온전히 살아가는 ‘경험이’,
그리고 그런 경험이를 지켜보며 평가하는 ‘판단이’.
믿기 힘들겠지만, 이 세상에 ‘나’는 한 명이 아니랍니다. 우리 안에 는 사실 두 명의 ‘나’가 살고 있어요. 하나는 ‘경험이’고, 다른 하나 는 ‘판단이’예요.
‘경험이’는 매 순간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요. 새로운 것을 시 도하고, 감정을 느끼고, 세상과 소통하죠. 반면 ‘판단이’는 이런 경험들을 끊임없이 평가해요. “수고했어”, “별로였어”, “다음엔 더 잘하자” 같은 식으로요.
그리고 자책이 심한 사람들의 특징은,
바로 이 판단이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것이라고요.
자책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판단이’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거예요. 작은 실수도 용납 못 하고, 원하는 기준에 못 미치면 ‘경 험이’를 매몰차게 대하죠. 그러다 보니 ‘경험이’는 점점 위축되 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게 돼요. - 책 '내 마음을 위한 뇌과학' p37 중
그땐 단지 비유였지만,
이제는 실제 뇌 영역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자책을 많이 하는 사람의 뇌에서는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과
배측 전대상피질(dACC)이 활발하게 작동합니다.
이 영역들은 ‘오류 감지’, ‘행동 억제’와 관련돼 있어요.
자기비판적인 사람일수록
작은 실수도 크게 인식하고,
자신의 행동을 더 많이 제약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책과 반대되는 개념도 있어요.
바로 자기 다독임, 혹은 자기 연민입니다.
이때 뇌에서는
측두극(temporal pole)과
섬엽(insula)이 활성화됩니다.
이 영역들은 우리가
타인에게 공감하거나 위로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예요.
즉, 뇌는 나 자신에게 따뜻하게 말할 때,
진짜 다른 사람을 위로하듯 반응합니다.
뇌는 '나'를 또 하나의 인격체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뇌는 자책할 때,
그리고 자신을 다독일 때
완전히 다른 회로를 사용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해요.
엄격한 판단이의 목소리를 잠시 내려놓고,
따뜻한 친구처럼 나를 대하는 법을 배우는 것.
지금부터는 그런 뇌 회로를 활성화하는
자기 연민 실천법 3가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1. 나에게 이름 붙이기
‘나’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
우리는 가장 엄격한 판사가 됩니다.
특히 친구에게는 "넌 충분히 잘했어"라고 하면서도,
스스로에겐 "난 왜 이렇게 못났지?"라고 말하곤 하죠.
이제 이 관계를 바꿔볼 거예요.
당신만의 이름을 붙여주세요.
경험이, 쿼카쌤, 본명, 별명 - 뭐든 좋습니다.
'내'가 아닌 단어로 부를 호칭을 만들어주세요.
2. 자신에게 따뜻한 말 건네기
이름을 붙였다면,
이제 그 친구가 듣고 싶어할 말을 건네주세요.
“경험아, 잘했어. 그 상황에서는 그게 최선이었어.”
“이번에 아쉬웠던 점을 보완해서 다음에 잘하면 돼.”
편지를 써도 좋아요.
발신자는 나, 수신자는 내가 붙인 이름.
진심 어린 문장을 써보세요.
그 순간, 뇌에서는
진짜 친구에게 위로할 때와
같은 회로가 작동하고 있을 거예요.
※ 나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모음
실수했을 때
- 그 상황에서 넌 정말 최선을 다했어.
- 괜찮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 이번에 배운 걸 다음에 잘 써먹으면 돼.
- 너는 실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해낸 사람이야.
- 그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 난 이해해.
무기력하거나 지쳤을 때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쉴 때도 필요해.
- 오늘 하루 잘 버텼어. 그걸로 충분해.
- 다시 시작하면 돼. 지금은 잠시 숨 좀 고르자.
불안하고 초조할 때
- 네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 거야.
-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너무 걱정하지 말자.
- 중요한 건 너가 최선을 다했다는 거야.
스스로를 비교할 때
- 너는 네 속도로 가고 있어.
-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
- 그 사람은 그 사람의 길을 걷고 있는 것뿐이야.
- 네가 걸어온 길도 분명히 의미 있어.
외롭고 고립된 느낌이 들 때
- 괜찮아, 너는 혼자가 아니야.
- 마음을 털어놓을 누군가를 찾을 수 있을 거야.
필요한 문장을 골라 그대로 따라해도 좋고,
자신만의 말로 바꿔도 괜찮아요.
진심을 다해 그 친구를 격려해주세요.
3. 나비 포옹법
1️⃣ 팔을 X자로 교차해, 반대쪽 어깨에 올립니다.
2️⃣ 양손을 번갈아가며 어깨를 가볍게 토닥입니다.
3️⃣ 마치 나비가 날개짓하듯 리듬감 있게요.
이건 자기 연민 기법 중 하나입니다.
불안, 긴장, 자책의 순간마다
내 몸과 마음을 직접 안아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세요:
“수고했어, 경험아.”
“오늘도 잘 버텼어.”
자신에게 엄격하다는 건,
어쩌면 그만큼 자신을 사랑한다는 증거일지도 몰라요.
“나는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실수 앞에서의 실망도 컸던 거죠.
그리고 실제로, 그 높은 기대 덕분에
지금껏 많은 성취를 이루어낸 것도 사실일 거예요.
하지만 행복은 성공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자신을 용서해주세요.
실수를 받아들이고, “다음엔 더 잘하면 돼”라고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당신은 그 말을 들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에요.
여러분 모두가 자기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기를.
그리고 그 친구와 함께,
이 세상을 온전히 누리시기를 소망합니다.
☐ 자책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기
(‘멈춰!’라고 말해도 좋아요)
☐ “지금 내 DLPFC가 과도하게 작동하고 있구나” 문장 적어보기
☐ 자신을 부를 새로운 이름 붙이기
☐ 따뜻한 문장 한 마디 건네기
☐ 나비 포옹법 10~15회 실행하기
Q1. 자책할 때 뇌에선 _______가 활성화된다.
→ (정답: 댓글 확인)
Q2. 자신을 다독이는 행위는 뇌에서 타인에게 공감하거나 위로할 때와 같은 회로를 사용한다. (O/X)
→ (정답: 댓글 확인)
Q3. 자신에게 어떤 이름을 붙이셨나요?
→ 예: 쿼카쌤, 건, 나비
Q4. 그 친구가 지금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무엇인가요?
→ 예: “그 상황에선 정말 최선을 다했어.” “넌 괜찮아, 다시 시작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