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포지션이 되면 많은 책임이 주어지고, 가끔씩은 나에게 처한 일들에 버거움을 느낀다. 그러면서 알게 된 점이 있다면, 업무목표보다 사람관리, 조직관리가 더 힘들다는 것이고, 업무성격의 변화보다 회사의 상황, 시장의 상황, 조직 내 상황에 따라 조직관리에서 요구되는 변화가 더 잦다는 것도 느껴졌다.
초기 팀장생활에서의 실수에서 벗어나 짧은 시간에 다시 팀원들의 신뢰를 얻게 된 배경에는, 물론 엔지니어 시절에 쌓아온 친밀감도 큰 역할을 했지만, 내 행동을 돌이켜본 습관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 내가 팀의 엔지니어들과 업무를 나누게 되면서 조직관리에 신경 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졌다. 저녁이라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30대 후반까지 내가 살던 지역 사회인팀에서 농구, 야구 등을 했지만 무릎에 큰 부상을 겪게 되었고, 이후에는 걷는 취미를 가지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주어진 저녁이라는 시간이 초기에는 지인들과 조촐한 저녁자리로 자주 채워지다가 차츰 뜸해지면서 어느 날 운동화를 신고 이어폰을 꽂고 산책을 나갔다. 나는 골프를 하지 않고, 주식도 하지 않는다. 더욱 다행이었던 점은, 그 당시에 빚으로 인한 괴로움도 없었고, 양가 부모님도 건강하신 상황이었다. 내 생각을 편안하게 쏟을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과 차가 다니지 않는 공원의 산책길을 계속 걷다 보니 떠오르는 것은 내가 그날 회사에서 했던 대화와 행동, 보낸 이메일에서의 표현들이 떠올랐고, 많은 부분에서 아차 싶은 기억들이 떠올라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뭔가의 잘못을 느끼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고쳐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고, 그러한 시간이 더 지나면서 어떻게 했어야 상대방에게 부담이나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해답도 생각하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
회사에서의 대화나 행동의 종류로 볼 때, 그 대상이 다를 뿐 일정 기간에는 유사한 반복 상황이 많다. 내 반성의 회수가 늘면서 그리고 개선의지의 노력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태도가 변해갔다. 어느 순간에 이전과 똑같은 대답이 나오려는 순간에 목에서 걸리고, 어떤 행동을 내 몸에서 멈추게 하면서 즉각적인 대응을 피할 수 있음을 느끼게 되었고, 그로부터 몇 달 뒤에는 찾은 해답을 몸에 익히면서 달라진 내 말과 행동이 남에게 성품으로 보이게 되었다.
다른 방법으로도 노력할 수 있겠지만, 나는 걷는 것을 추천한다. 회사에서는 어떤 틀 안에 갇혀있고, 집에 있으면 TV나 스마트폰이 간섭하게 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온전히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 걷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