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11] 50대에 처음 주식에 관심을 가지려 한다

by 현용석

나는 회사의 주어진 업무는 동시에 몇 가지를 관리할 수 있지만 직장생활과 재테크 노력을 병행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주어진 일들은 목적이 분명하고과 필요한 과정과 업무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애초에 투자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주식, 펀드, 코인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그것들의 가치가 오르고 내려가는 방법에 대해 신뢰할 수 없었다고 말하고 싶다. 잘 되더라도 요행인 것 같고, 잘 못 되더라도 내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러한 투자에 무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던 때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것에 달려들고 싶지 않은 조심스러움이 그러한 불안보다 더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재테크를 포기하고, 30대 중반에 노후준비로 방향을 설정했다. 그 결정과정에는 영향을 준 또 다른 계기가 있었다. 캐나다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였다. 그곳에서는 정년퇴직을 하는 시점까지 수십 년간 집값을 갚아나가는 제도가 있다고 했다. 즉, 정년퇴직 시점까지 꾸준히 세금을 내면 퇴직시점에 나의 집이 생기고 동시에 매월 충분한 돈의 연금을 받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에 불안해하면서 저축만 하던 우리 부부에게 이는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우리 부부는 연금을 맞춰보기로 했다. 초기에는 경력만큼 낮은 월급이어서 조심스럽게 시작했고, 이후 늘려가는 목표를 가졌다. 그러던 중에 우리 부부의 국민연금도 문득 노후 계획에 들어서게 되었고, 꾸준한 직장생활에서 모아진 퇴직금도 만족할 만함을 알게 되면서 적정한 연금저축으로 마무리하였다. 월 납입액은 벅찼지만 처음 제시받은 20년이 아닌 15년에 맞춰 50이라는 나이에 납입을 마치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버는 돈으로 퇴직 전까지 지방도시에 조그마한 살 집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러한 계획은 수정이 필요했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매년 꾸준히 오른 월급은 어느 시점에 연금저축이나 보험료 등을 내고 난 후에도 남는 여유가 조금씩 늘면서 집을 갖는 계획이 많이 앞당겨질 수 있게 되었다.



50세 가을이 지나면 고정적인 납입항목이 끝나게 되고 매월 의미 있는 수준의 여유돈이 남는다. 이제 주식을 할 수도 있고, 그동안 못했던 먼 곳으로의 여행도 고려해 본다. 내 주변의 많은 분들,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일찍부터 주식, 펀드, 코인에 투자했지만 돈을 벌었다는 분은 많지 않아 보인다. 설령 돈을 벌었다고 해도 계속 전체적인 금액은 투자로 운영되고 있다. 소심하면서도 소소하게나마 한 단계의 노후준비를 마쳤고, 이제는 투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볼안함이 없이 여유돈으로 주식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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