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취업하자!

by 겨울나무

구직 중에 면접을 앞두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예전만큼 긴장되지 않아서 과거를 조금 돌아보았다. 대학교 입시 면접, 아르바이트 면접, 회사 면접 등 여러 면접을 봐왔다. 지금은 있어 보이거나 쉬워 보이는 일이 아닌 나를 확실히 알고 그 상황과 수준에 걸맞은 곳에 지원한다.

하지만 고등학생 때는 욕심이 많아서 그러지 못했다. 항상 무서울 정도로 떨었었다. 이전에는 나에게 없는 것을 만들어내려고 하니까 떨렸다. 욕심을 내서 요행으로 들어간 곳의 생활은 불행했다. 끊임없이 나의 부족함을 숨기기 바빴지만 숨겨질 리가 없었다. 그래서 내 부족함이 드러나기 전에 도망쳤다.

그렇게 간절했던 학교와 학과를 자퇴하고 지금부터 바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그것은 단순 노동 알바였고, 내 머리가 얼마나 안 좋은 지 알바를 하면서 절실하게 깨달았다. 누군가는 그렇게 한계를 지어놓으면 발전할 수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알바를 꽤 해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이미 해본 일은 쉽게 보고 지원해서 거의 안 떨렸다. 하지만 그런 곳은 나를 붙잡고 어떻게든 못 그만두게 하려고 했다. 그만큼 나의 발전이나 성장은 없었다. 같은 상황, 같은 일의 반복으로 시간만 흘렀다. 나는 거만해졌고, 일을 조금씩 무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늘어가는 것은 나를 향한 책망뿐이었다.

다른 곳에 도전해 보려고 면접 보면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면접관이 보기에 나는 하나도 준비가 안 된 사람이었다. 그래서 언성이 높아져서 꽤 뭐라고 하셨다. 그때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아보면 나는 조금씩 발전하고 있었다. 낯설고 안 친한 사람 기준으로 말 한 번 걸려면 수십 가지의 시뮬레이션을 돌리다가 포기하고, 사람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길가는 사람 붙잡고 말 걸거나, 친구 옆에 모르는 사람이 있을 때 말 걸어서 원래 다 같이 친했던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쯤은 아주 쉬운 일이 됐다.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서비스직에서 일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아주 기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이렇게 잘 맞을 수가 없을 만큼 즐기고 있었다. 변한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던 건 나 밖에 모르니까, 주변에서는 원래 밝고, 낯을 안 가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애쓰면서 달라진 나에게 책망하는 일을 좀 줄여야 하겠다. 가능성은 꿈꾼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방향과 속력에 의해 구체적이 어지는 것이었다. 이제 거만하지도 책망하지도 않으면서 정말 내가 할만한 일을 찾았다.

이제는 막연한 공포나 마음에 집중한 간절함이 아닌, 확신과 약간의 긴장감만 남았다. 면접 보기 좋은 상태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려운 면접 질문 목록을 예전에 봤다면 이걸 대답할 준비를 하기 바빴을 거 같다. 하지만 지금 보면 할 대답이 술술 떠오른다. 내가 정말 이 회사의 이 직무를 하고 싶으면 대답은 쉬워진다. 내가 정말 이 회사의 이 직무의 능력이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대답은 쉬워진다. 정말 필요한 것은 긴장을 푸는 방법이나, 압박 면접 대비가 아니라 회사와 나를 확실히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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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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