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또는 그 말.
두 번째 의미가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이라는 것까지 잔소리는 부정적인 말인 게 확실하다.
보통 잔소리를 하면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라는 말이 돌아온다.
하지만 나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론상 마음이 욱신거리거나 질려해야 할 텐데, 나에게는 긍정적인 호르몬이 나온다. 심지어 상대방이 하는 말을 따르지도 않는다. 내 마음대로 할 거지만 잔소리 자체는 아무리 들어도 싫지 않다.
'왜 그럴까? 언제부터 이랬나?' 생각해 보니 학창 시절 선생님이 떠올랐다.
내가 유독 좋아했던 선생님을 생각하면, 안 무서운 선생님이 드물기는 하지만 무서운 선생님을 좋아했다. 뭔가 압도되는 느낌에 긴장감이 들면서, 묘하게 보호받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조금 더 풀어서 말하면 엄하게 말하시는 선생님에게서 너희는 내가 책임져야 해. 그러니 내 말을 따라.라는 뉘앙스의 말이 '선생님만 믿고 따라가면 나는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기분이 들게 했다.
그리고 아직도 가끔 그 감각이 그립다.
사회는 무심하게 따뜻하다.
좋은 말 고운 말 다 해주면서 "그러니 너 알아서 해~"라고 한다면 선생님은 항상 쓰디쓴 말을 하시면서도 옆에서 계속 챙겨주시는 느낌이었다.
나는 내 입으로도 독립적이라고도 말하고, 남에게도 독립적이라고 듣는다. 혼자 알아서 하는 게 쉽고 마음도 편하고 내가 성장하는 것 같아서 재밌다. 나는 형제가 꽤 있는 편이어서 부모님은 골고루 챙기셔야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독립적 이어진 것 같다. 그래도 어릴 때는 솔직히 좀 기대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이렇게 부모님으로부터 부족한 애정을 선생님으로 채우고 싶어 했나 보다.
잔소리는 끊임없는 관심이며, 나를 향한 질타의 반복이다. 어릴 때는 마냥 지루하고 듣기 싫은 말이었지만, 어쩌면 좋은 부분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