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비치는 나의 침실.
모처럼 일정이 없는 한가한 평일오후.
실크 같은 바람이 내 솜털을 간지럽히고,
샴푸향 폴폴 풍기며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향수를 흐르는 바람에 칙.
흩날리는 꽃잎처럼 내 어깨에 쏟아지는 눈부신 향기.
최대한 가볍고 싱그러운 옷을 입고 나의 침대로 풍덩.
이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
속옷 하나 입지 않은 저항 없는 나의 몸은
사각거리는 잠옷사이로 자유를 만끽하고
여느 카페 부럽지 않은 나의 침실에서
그의 유혹에 어김없이 빠져드는 나의 클리셰.
그의 매력에 사로잡혀 반전이라곤 기대할 수 없는,
너무 뻔한 나의 여가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