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그간의 사회갈등, 소통의 부재, 인터넷/미디어 속 극화된 자기주장과 분란, 현실에서 소외되는 사람들 등을 보고 느끼며 작성한 글입니다-
너를 바라보는 일이 힘들다. 너의 눈, 코를 번갈아 보다 나의 흔들리는 동공을 의식하곤, 어쩔 줄 모른 채 시선을 거둔다. 너의 입은 계속 움직이고 목 안의 성대로 공기의 진동을 일으켜 여러 말들을 건네지만, 나는 듣지 못한다. 진동은 나의 귀까지 전해져, 귓 속 고막을 진동시키며 여러 활자의 조합들을 나의 뇌로 전달하지만, 너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나의 이해력과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면 너의 언어 구사력과 전달력에 문제가 있는 걸까. 우리는 같은 교육과정을 밟아왔고 사회적인 적응을 이미 거쳤는데도 어째서 대화는 이루어지지 못하는 걸까. 나의 속은 답답하고 너의 속엔 열불이 난다. 우리는 마침내 서로를 한심하다고 여기고 헤어진다. 집으로 와서도 잊혀지지 못하는 기억. 도대체 너는 왜 그런 말을 했던 것인지, 그 타이밍에 나는 이런 말을 건네야 했던 건지.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멀어졌는지.
이해하고 싶다. 그렇게 간단히, 과감하게, 가뿐히 살아가고 있는 너가 부럽다. 나는 이미 너의 과정을 통과했다고 믿고 싶지만, 그것은 사실이 되지 못한다. 나는 너로 살아본적이 없으니 감히 너를 깔볼 수가 없다. 너의 인생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마음을 굽힐 생각은 없다. 나는 나대로 꼿꼿이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니까. 우리는 활자 그대로 “우리”가 될 수 없을 테니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시 너가 보고싶다. 너와 얼굴을 맞대고 웃음지으며 대화를 시도하고 싶다. 너를 이해해보고 받아들여 나의 일부로 삼고 싶다.
그렇게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너를 기다린다. 아침에 눈을 뜨고나서부터 들뜬 마음. 세안을 하고 머리를 감으며 오늘은 무얼 입을까하고 옷장 속 티셔츠와 바지를 고르던 마음. 너 덕분에 사는 맛이 생긴다. 근육은 벌써 긴장상태. 나쁘지 않은 텐션감이 온 몸으로 퍼져 활력을 부여한다.
너를 만난다. 웃으며 인사하는 과정. 커피를 시키고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본다. 유난히 맑은 하늘, 선선한 바람, 서로를 바라보며 반갑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다시 너를 본다. 너는 왜.
너는 왜이리도 슬퍼보이는 걸까. 뭐가 그리 우울하길래 그런 표정을 짓는 걸까. 아니 왜 그렇게 화가 난거지? 아니 또 뭐가 기쁜거고. 넌 세상이 아름답니? 걱정없어서 좋겠다. 무슨 그런 걸로 신경을 써?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넌 여전히 멍청하구나. 넌 아직도 그대로구나.
치가 떨린다. 다신 너를 보지 않을 테다. 너와 섞일수록 나도 바보가 되는 기분. 불쾌한 감각이 나의 몸을 휘감고 만다. 넌 어떻게 그리도 어리석을까.
……나도 그럴까. 너에게 비추어진 나는 우스울까. 우린 화해할 수 없을까. 정말 “우리”가 되는 것은 무리일까.
부조리
언젠가는 해소될 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