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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우 Oct 25. 2024

지속가능성은 인간에게 달려있습니다.






이 세상의 학문을 굳이 둘로 나누자고 하면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으로 부를 수 있지 않습니까?

저는요. 어렸을 때만 해도 자연과학이 좋았어요. 우주의 원리와 일상의 경험이 연결된다는 점. 자연스러움이란 무엇인가. 자연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아는 것이 너무 즐거웠어요. 근데 있잖아요. 사실 그런게 아니더라고요.

자연의 원리라는게 애초부터 존재하고 인간이 그것을 발견한 것이 아니었어요. 인간이 탄생하고 문명을 쌓아나간 후 자연을 인간의 시각으로 해석한 것이 이 세상의 자연법칙이라 불려지는 것이더라고요. 이런 사실을 느끼게 된 순간부터 자연과학이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당시엔 제가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흥미를 잃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저는 지금 사회과학이 재밌습니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그런 인간이 만들어온 사회를 분석하고 정의짓는것이 더 순수하게 느껴져요. 그렇지 않나요? 

물론 자연과학도 분명 가능성을 열어두는 학문입니다. 그런데 있잖아요. 지금 그것이 그리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인간의 3대 욕구인 의식주가 확보되는 현대사회에서 더 이상 자연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은 필요없지 않을까요. 그 대신 좀 더 인간적이고 우리 사회에 벌어지는 현상들을 이해하고 개선점들을 찾는 것이 현재 우리 세대에게 부여된 과업인 것 같지 않습니까? 과거의 세대들의 과업이 인류의 보전을 위해 자연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일이고 그들은 그것을 해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이러한 세상에서 인류가 잘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성장은 과거세대의 것이었고 우리는 지속가능성을 찾아야 합니다. 



녹생성장이라는 말은 틀렸습니다. 환경을 위한 기술발전은 틀렸다고 생각해요. 지속가능성은 자연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요. 엔트로피는 증가하며 지구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사회과학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인간을 탐구하고 사회와 문화에 대해 알아내야만 우리는 지금보다 더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에요. 자연의 힘에 의한 더 좋은 삶의 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이제는 인간의 힘을 탐구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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