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신뢰가 무너져서,
사람들은 그렇게나 싸워댄다.
전기차의 약속은 불현듯 사라지고 경제발전에 대한 믿음과 더 나은 세상이 건설되고 있다는 생각도 무너졌다. 내 아이를 기를 환경이 아님을 깨달았고, 인류는 지구에서 지속불가능하고, 기업은 대중들을 속여 돈벌 생각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이제 정치를 의심하고 사회시스템을 의심하고 교육과 법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어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를 믿을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헌법재판소까지 불신한다.
또 어떤 이는 뉴스를 불신하고 통계를 무시하며 군과 집권여당과 그 지지층 자체를 불신한다.
내 옆 사람이 간첩인지, 불순분자인지, 사회전복을 시도하는 종교집단인지, 우리는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나도 이미 사회에 신뢰를 갖지 않은 터라 그런 글들을 써왔지만 요즘은 그 상황이 심하다.
이렇게까지 신뢰가 무너진 곳을 사회라 부를 수 있을까. 우리는 얼마 뒤 바닥으로 떨어지진 않을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우리가 한 민족, 한 국가, 이웃, 인류라는 동족임을 믿는다면, 의심은 거기까지만이다.
조금만이라도 덜 의심한 채 상대도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존중해야하는 상황.
비판적 사고를 지향하는 내가 이런 말을 내뱉을 줄은 몰랐다. 이정도의 사회불신은 좀 지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