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세이
번개가 먼저 치고 나서
그 뒤로 천둥이 울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번개가 번쩍하고 나면
그 뒤에 큰 소리로 다가올 천둥을 생각해서
귀를 막기도 하고, 깜짝 놀랄 준비를 한다.
'하늘에서 천둥번개라도 쳐줬으면'
하고 생각하던 때가 있다.
우연의 계기로 만났던 사람과 매듭을 지어야 할 때
그렇게라도 다가오게 될 결과를 미룰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그 순간을
늦출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에
어떤 이유로 미루고 또 미룬다고 해도
결국은 그 필연의 순간이
오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