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대끼는 삶 Sep 13. 2024

앎이란?(2)

공통유전자의 논리 인식체계 

지식은 널리 받아들여지는 참인 명제인데, 쉬운 말로 하면 참말이다. 인간이 감각한 내용은 모든 인간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공통유전자가 만든 인식체계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색, 소리, 냄새, 맛, 촉감 등은 인식체계 안에서 존재할 뿐만 아니라 참말이 된다. 내가 하늘을 보고 “하늘은 파랗다.”라고 말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하늘이 파랗게 보이므로 참말이 된다.

     

인간은 공통유전자의 인식체계 안에서 일차적으로 감각한 내용 외에도 논리적인 추론을 하여 추가로 참말을 찾을 수 있다. 논리적 추론으로 참말을 찾는 방법은 잉글랜드 철학자였던 프란시스 베이컨(F. Bacon 1561~1626)이 체계화하였다고 할 수 있다. 베이컨은 똑같이 확인한 감각 내용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져서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를 참말로 만들었다. 돌을 차면 돌이 움직였고, 문을 손으로 밀면 문이 열렸다. 그래서 ‘힘을 주면 물체가 움직인다.’라고 일반화하여 새로운 참말을 만들어 내었다. 인간이 결과를 얻고 싶으면 참말에 근거하여 원인을 작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베이컨은 자연 현상(인간세상)에서 검증된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참말을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선언하였다. 베이컨이 인정한 지식은 인간세상에서 성취하고자 하는 결과를 만드는 원인을 알려주므로, ‘힘’이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이 이룩한 엄청난 성과를 생각하면 베이컨의 말은 백번 타당하다. 그래서 베이컨은 경험론 철학의 창시자이면서 오늘날 과학적방법론을 제시한 철학자로 평가받는다. 베이컨은 참말이 아닌 것은 거짓을 크게 말하는 것과 같으므로 우상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배척하였는데, 오늘날에도 거짓 정보가 끼치는 해악을 생각하면 베이컨이 거짓말을 배척한 것은 또한 타당하다고 하겠다.   

      

베이컨의 귀납적 추론은 뉴턴에 의해 꽃을 활짝 피운다. 베이컨이 이해한 지식은 ‘물체가 힘을 받으면 물체는 움직인다.’는 것이므로 귀납적추론에는 구조적으로 ‘P이면 Q이다.’라는 연역의 논리가 개입한다. 움직이려는 목적을 가진 사람은 직접 힘을 작용하거나 동물의 힘을 빌려서 힘을 작용하면 되었다. 움직이는 원리를 몰라서 앉아서 용만 쓰는 것과는 판이하게 구분된다. 그래서 아는 만큼 힘이 된 것이다. 
 

뉴턴은 베이컨이 이해한 내용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자연현상과 다른 것을 발견하고 수정한다. ‘힘을 받은 물체는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 상태가 변한다.’는 것이다. 이때는 이미 갈릴레이가 ‘움직이고 있는 물체는 힘을 받지 않아도 계속 움직인다.’는 관성을 발견한 후이다. 관성을 알고 있는 뉴턴은 힘이 만드는 결과가 운동이 아니라 운동하는 상태의 변화란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참말에 들어 있는 연역의 구조를 수식으로 표현한다. 수학은 100% 연역 구조를 가진 학문 체계이니 연역구조를 수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이 수식이 역학의 일파요 오메가인 F=ma이다.

       

이 수식을 뜯어보는 것은 앎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글이 길어지고 지루하게 되는 것을 감수하고 써보려고 한다.

      

개념을 수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실수의 체계에 맞게 단윗값 1의 크기를 제일 먼저 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수가 나타내는 대상을 단위로 만들어 수와 병행하여 표기한다. 이렇게 수와 단위로 표현한 개념을 과학에선 물리량이라고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길이의 단위 미터(m: meter), 질량의 단위 킬로그램(kg: kilogram), 시간의 단위 초(s: second)가 바로 물리량이다. 물리량은 수 외에 단위도 가지고 있으므로 물리량의 연산은 수는 수대로, 단위는 단위대로 따로따로 계산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운동을 대상으로 하는 물리량으로 속도가 있다. 속도의 개념은 단위시간에 움직인 거리이다. 이 개념을 물리량으로 만들어 속도 v로 나타내면, 단위 시간 분의 거리가 되고 수식으로는 v(m/s)가 된다. 괄호 안에 있는 (m/s)가 속도의 단위이다. 그러므로 단위는 아무렇게나 정한 것이 아니고 개념과 정의에 따라 논리적으로 유도된 것이다. 똑같은 속도 v로 1초를 움직이면, 움직인 거리는 v(m/s)를 1초에 간 거리이므로 v(m)가 된다. 3초를 움직이면 v(m)를 세 번 간 것이므로 v(m)를 3번 더하여 v(m)+v(m)+v(m)=(v+v+v)(m)로 3v(m)가 된다. 그러므로 t초 동안 움직이면 t번을 더하면 되는데, 같은 수를 반복하여 더하는 것은 곱셈이 되므로 v(m/s) x t(s)=vt(m)로 쓰면 된다. 단위 연산에서 시간을 나타내는 단위 s가 분모 분자에서 약분되어 거리 단위만 남았다. 이 식이 같은 속도로 t초 동안 움직인 거리를 나타내는 등속운동식 S=vt(m)이다. 여기까지가 베이컨이 이해한 운동을 수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뉴턴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물체가 힘을 받아 운동상태가 변하는 것은 속도가 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속도의 변화라는 개념을 가속도라고 하였다. 가속도도 물리량으로 만들어 속도처럼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가속도는 속도가 1초 동안 변한 것으로 정의하므로 단위 시간 분의 속도로 나타낼 수 있고, 수식으로는 v(m/s)/(s)가 된다. 단위를 계산하면 v(m/s^2)이 된다. 그래서 가속도의 단위가 (m/s^2)이 되는 것이다.

     

뉴턴은 원인과 결과 사이에 있는 인과관계를 분석하여 가속도가 힘의 크기에 비례하고 물체의 질량에 반비례하는 관계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뉴턴은 이 발견의 내용을 말로 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역의 구조를 가지는 수식으로 표현한다. 여기서 연역 추론이 결합한다. 뉴턴이 만든 식이 운동방정식 a∝F/m, F=ma이다. 비례상수는 편의상 1이 되게 수식을 만들었다.

       

물체는 힘을 받기 전에 정지해 있거나 움직이고 있으므로, 움직이는 속도를 v(0)라고 둘 수 있다. 만약 v(0)가 0이면 물체는 정지해 있는 것이다. 만약  이물체가 힘을 받아 가속도 a가 생겼다면, 가속도로 인해 속도가 변한 물체의 속도를 계산해 낼 수 있다. 1초에 변한 속도의 크기가 a(m/s^2)이므로 t(s) 동안 변한 속도의 크기는  t배 하여, at(m/s)가 된다. 시간 하나가 약분되고 단위는 속도 단위 (m/s)가 되었다. 그러므로 처음 속도에 변한 속도를 더하면 최종속도 v=v(0)(m/s)+at(m/s)=(v(0)+at)(m/s)가 된다. 이 식이 등가속도 운동에서 속도를 구하는 식이다.

      

이제 힘을 받은 물체가 이동한 거리를 구할 수 있다. 물체가 t초 동안 힘을 받았다면, 이동한 거리는 속도 곱하기 시간이므로 (v(0)+at)(m/s) x t(s)로 하면 될 것 같지만, 이렇게 계산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가속되어 변하는 속도는 매 순간 변하기 때문에 단순 곱셈을 하지 못한다.    

   

다행스럽게도 뉴턴은 연속으로 매 순간마다 변하는 값을 구하기 위해 미분을 만들었다. 미분을 하여 변하는 값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매 순간 변하는 값을 연속으로 더하는 수학은 덧셈과 기능이 같은 적분이다. 그러므로 미분한 값을 적분하면 운동에서 움직인 전체거리를 구할 수 있다. 이 관계를 인과를 반영한 수식으로 표현하면, 먼저 매 순간 변하는 값은  ds=vdt={v(0)+at}dt가 되는데, 이식은 현상에 맞춰서 적은 것에 불과하다. 연역 구조에서 가정 명제의 참을 구현하기 위해 사실에 기반하여 적은 것으로, 발로 돌을 차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가정 명제가 참이므로 이후의 과정은 수학의 연역 구조에 따라 연산을 진행하면 항상 참 값을 구할 수 있다. 이것을 적분하면 S=Integral(v(0)+at)dt=v(0)t+1/2at^2+S(0)가 됩니다.  출발하는 지점이 원점이면 S(0)는 0이 된다. 이 식이 등가속도운동에서 이동한 거리, 다른 말로 변위를 나타내는 식이 된다. 등가속도 운동이라는 조건만 맞으면, 가정 명제의 참이 성립하면, 이 식을 적용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이 식은 올바른 지식, 참말이니까.

       

지금까지 자연현상에서 참말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살펴보았다. 자연현상에 대한 참말을 분석하거나 획득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는 과학적 소양이나 교양이 되고, 베이컨이 말한 힘이 되어 많은 성취를 이루는 기반이 된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는 자연현상에 기반을 둔 참말 외에, 사회현상에 대한 말로 이루어진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구분하여야 하는 일이 더 많다. 사회 현상에 대한 명제가 공허한 것이 아니면 반드시 자연현상과 연결되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제시된 논거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하고, 참인 가정 명제에서 출발하여 논리적 추론을 하면 어렵지 않게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다. 참과 거짓에 대해 판단하지 않거나, 거짓을 따르는 것은 베이컨이 말하는 우상을 좇는 것과 다르지 않으므로 항상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참고 동영상 **

* 지식의 분류와 절대진리    https://youtu.be/Dn1ecAYuUe0 

* 물리량은 어떻게 만드나?  https://youtu.be/xs3Whs17b-0 

* 운동방정식 유도과정       https://youtu.be/nRjQKHbbqMA 

* 자연수의 사칙연산          https://youtu.be/rhL7o6Qvguc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