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거대하고 광활하지만,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한데, 우주의 변화를 이끄는 힘은 4가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삶의 과정에서 아주 익숙한 중력과 전자기력이 그 둘이고, 감각되지 않는 강력과 약력이 나머지 둘이다. 강력과 약력은 나노 크기(10^-9m) 보다 작은 양자 세계에서만 작용한다. 그러므로 생활 속에서 겪는 힘은 중력과 전자기력의 작용뿐이다. 중력은 대상이 가진 질량(Mass) 사이에 작용하고, 전자기력은 대상이 가진 전기 전하(Electric Charge) 사이에 작용한다. 아쉽게도 오늘날에도 질량이나 전하가 무엇인지, 그 본질을 알지 못한다. 다만 질량은 1가지 종류가 있으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물질이면 모두 크기만 다를 뿐 같은 종류의 질량을 가지고 있다. 질량은 보존되므로 대상이 바뀌지 않으면 질량의 크기는 일정하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거나 만져지는 것은 일정한 크기의 질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기 전하는 2가지 종류가 있는데, 양(+)의 전하는 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에 있고, 음(-)의 전하도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 안에 들어 있으며, 양성자의 전하량과 전자 전하량의 크기는 같아서, 서로 상쇄되어 원자는 전기를 가지지 않고 전기적으로 중성을 이룬다. 그러므로 원자가 모여서 이루는 보통의 물체는 속에 전하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전기를 띠지 않는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늘 확인하고 있다.
모든 물리량은 보통 계측기라고 하는 측정 기구로 측정한다. 길이를 재는 계측기는 자인데, 길이를 재려고 하는 끈에 자를 대어서 그 크기를 직접 측정한다. 그런데 질량은 끈과 같은 실체를 확인하지 못하므로 질량을 직접 측정하지 못한다. 그래서 질량은, 질량에 작용하는 힘의 크기를 측정하여 간접적으로 측정한다. 생활 속에서는 저울로 측정하는 것이다. 체중계로 측정한 몸무게 60kg은 질량이 아니고 이름 그대로 몸이 가지는 무게를 잰 것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60kg•중’이라고 표현하여야 한다. ‘중’은 지구 중력을 반영한다는 의미이다. 질량을 가진 지구가 몸이 가지는 질량에 중력을 작용하여 만든 힘의 크기를 측정하고, 그 크기에 지구 중력 가속도를 감안하여 저울 눈금을 표시한 것이다. 그래서 나의 질량은 60kg이라고 하면 정답이 되지만, 나의 몸무게가 60kg이라고 하면 틀린 답이다. 하지만 문맥으로 지구에서 잰 질량이 60kg이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 질량의 6분의 1인 달에 가서 같은 체중계로 내 몸무게를 재면 저울 눈금은 10kg을 가리키게 된다. 그래도 달의 중력가속도와 저울의 눈금 측도를 반영하여, 나의 질량은 60kg으로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력의 크기를 결정하는 식은 만유인력 법칙이다. 수식은 F=GMm/r^2으로, 거리에 대해 제곱으로 반비례한다. 그러므로 한라산 정상에서 잰 몸무게와 제주도 해변에서 잰 몸무게는 지구 중심까지의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저울의 눈금이 다르게 나와야 한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이런 보정 작업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과학에서도 지구 중력가속도를 9.8m/s²으로 일정한 값을 적용한다. 지구 중심에서 지표면까지의 거리가 약 6400km로 아주 큰 값이어서, 같은 크기로 근사할 수 있는 높이를 계산하면 1만 m 정도 나온다. 에베레스트산의 높이가 8850m 정도이므로 에베레스트산보다 낮은 지구 안에서 적용하는 지구 중력 가속도는 9.8m/s²을 아무런 부담 없이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공위성처럼 더 높은 곳에 있는 대상에 지구 중력을 적용하는 경우엔 일정한 가속도를 적용하지 못하고 정확하게 크기를 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날 생활의 필수품이 된 GPS 시스템처럼 아주 정밀한 값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질량에 의한 공간의 곡률까지 반영하여야 한다.
그런데 인공위성 안에서는 몸무게를 재기 위해 저울 위에 올라가도 저울 눈금이 변하지 않는다. 인공위성 안에서는 이른바 무중력상태(weightless state)에 있기 때문이다. 무중력이라고 하여 중력의 작용이 없어진 것이 아니고, 무게 달리 말해 누르는 힘(weight)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less).
중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데, 하나는 인공위성처럼 중력을 회전하는 힘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과학용어로 말하면 중력이 인공위성을 회전시키는 구심력으로 모두 사용되고, 저울을 누르는 힘은 전혀 남지 않아서 눈금이 변하지 않게 된다.
무중력 상태를 만드는 다른 방법은 중력과 반대 방향의 힘을 작용하여 중력의 작용을 상쇄시키는 것이다. 떨어지는 빗방울은 중력을 받아 점점 속도가 증가하다가, 마찰력이 중력과 같아지면 더 이상 속도가 증가하지 못하고 일정한 속도(종단속도)로 떨어진다. 그러므로 종단속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알짜 중력이 없는 무중력 상태에 있게 된다. 무중력 상태는 중력이 없는 상태가 아니고 알짜 중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무중력상태나 GPS처럼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질량과 무게의 차이와 지구 중력가속도가 일정하다는 근거만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금덩이같이 작은 오차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측정인 경우에는, 지구 중력 가속도의 차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런 경우엔 원천적으로 지구 중력의 차이를 제거한 양팔 저울을 사용한다(그림 참조).
두 대상에 같은 중력을 작용하면 중력의 영향은 받지 않을 수 있고, 두 대상의 질량의 비를 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양팔 저울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한쪽의 질량은 이미 알고 있는 분동을 사용한다.
그런데 양팔 저울을 사용하는 경우엔 두 가지 전제가 지켜져야 한다. 첫째는 분동의 질량이 정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분동의 무게가 다르면 구조적으로 불균형 상태에서 측정하는 것이므로 정확하고 공정한 값을 구할 수가 없다. 스프링 저울에서 원점의 위치를 틀리게 한 것과 같다. 둘째는 측정하는 측정자의 눈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수평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정확한 분동으로 측정한다고 해도, 측정자가 기울어진 각도로 측정하면 올바르게 측정하지 못하는 것은 자명하다.
우리나라 법원은 엠블렘으로 양팔 저울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그림 참조)을 사용한다.
이 저울의 한쪽 접시엔 법이 올려져 있고, 다른 한쪽엔 형사 피의자가 있을 것이다. 이 엠블렘이 말하는 것은 한쪽 접시 위에 놓여 있는 법과 피의자의 질량이 정확하게 측정되도록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판사의 양심과 올바른 시각으로 균형을 잡고 판단하라는 것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의(Justice)가 바로 서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