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에 열광하며 1촌 맺기와 방문자 수에 아주 집착하던 때가 있었다. 그 외에도 동기 커뮤니티와,다음 카페 동호회를 여러 개를 동시에 운영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페이스북에서부터티스토리,미투데이와인스타그램에 이르기까지 경험해보지 않은SNS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고 보면 컴퓨터를 처음 만났던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주변 친구들보다 뒤늦게 접했지만, 컴퓨터를 다루는 걸 좋아했다.모니터에 입력하면,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기계가 신기했다.
고등학교 시절 나를 수렁에 빠뜨렸던 스타크래프트 역시 PC 게임이었고, 친구들과 만남을 가질 때마다 빠지지 않고 가던 곳도 PC방이었다.
대학 시절 가입한 동아리도 웹 기획하는 곳이었고,회사에서도 프로그램 개발/운영 업무 중에있다.
그렇게 보면 온라인 세상에서의 '나'는, 외면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자아가 아니었던가 싶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
몇 년 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이야기가 명언처럼 돌아다녔다. 축구 스타들을 비롯한 여러 공인들이 SNS에서 말 한마디 때문에 힘들게 쌓은 명성을 한 순간에 무너뜨렸기 때문이었다.
'SNS 멀리하기' 열풍은 내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갖고 있던 계정 중에서 가장 크게 키웠던 것은 인스타그램이었다.폐쇄 직전2천 명의팔로워가있었고,계정에는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찍었던 수백 장의 사진이 있었다.
한참 고민 끝에 그 계정을 폐쇄했다. SNS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인생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그곳에 쏟은 시간들을 후회하곤 했다.
하지만지금은분위기나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개발해서스스로의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명함이나회사에서 거두었던 성과들은, 퇴사하고 나면 날짜가 지나버린 종이신문과 같이 큰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