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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홍 Jul 27. 2024

8화 우당탕탕 글로벌 백수 탈출기(2)

해외에서 한국인은 피해라!

네 번째는 한식당 :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져요?


호주에서 한국인들이 일을 구할 때 보통 오지잡과 한인잡으로 구분하는데

말 그대로 호주인 사장 밑에서 일하냐 한국인 사장밑에서 일하냐 차이다.


그중 한인잡을 꺼리는 이유가 크게 두 가지인데

1) 한국어로 일하는 환경이라 영어가 늘지 않는다.

2) 호주 최저 시급을 제대로 안쳐준다. *돈도 제대로 안 주고 부려먹기만 한다는 소리


나는 학교도 다니고 이래저래 많이 놀러 다녀서 이미 영어 쓸 일이 많기도 하고

공고를 보니 페이도 호주 시급으로 제대로 쳐주는 곳이길래 면접을 보러 갔다.


“저희는 진짜 저희랑 잘 되고 싶은 사람을 찾고 있어요.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을 원해요.”

“지금 일하는 알바가 있는데 일을 할 때 우선순위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새로운 알바를 구하고 그 친구 시프트를 줄일 생각이에요.”


Sorry? 지금 알바 면접 자리에서 다른 알바 뒷담이라니

그럼 내 얘기도 언젠가 이렇게 뒤에서 할 수 있다는 소리 아닌가?


중국에서도 겪었지만 어디든 얼치기 보스들이 꼭 주인의식, 책임감 ezr..


풀타임 직원도 아니고 알바한테 뭔 주인의식

최저시급 주면서 주인의식 가지길 바라는 거 양아치 아닌가요?

사장조차도 주인시급 받으면서 일하기 싫을 때가 있을 텐데 장사 잘 돼서 매출 오른다고 시급 더 줄 것도 아니잖아요.


아 진짜 피곤한데 그만들 좀 하면 안돼요?

같은 한국인끼리 이 머나먼 타국에서까지 왜 이러시는 거예요.

남의 집 귀한 아들 딸 괴롭히지 마시고 가족 친지 데려오시는 게 모두가 행복한 길.

그래도 한식당 면접이라고 음료수 하나는 챙겨주시더라. 봉봉을 여기서 보다니 꽤나 반가웠다.

해외에서 한국인은 피해라!


나는 이 말이 참 갑갑하고 서글프다.


해외 살다 보면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게 되는데

한국인을 보면 반갑다기보다 경계심이 먼저 든다.


각자도생, 무한 경쟁이 모토인 타인에 대한 불신이 큰 사회라

기본적인 정보는 공유하지만 좋은 정보는 안 풀려고 하고 그마저 있는 커뮤니티에도 깊게 관여하다 보면 갈등과 이간질, 뒷담화가 시작된다.

(중국에서도 한인회 개저씨들끼리 감투 가지고 싸우는 꼴 한 두 번 본 게 아니다.)


게다가 나이가 한 살 더 많다는 것만으로 윗사람으로 “대우”해야 하는 유교 문화가 동갑이 아닌 사람과는 친구가 되거나 거리감을 좁히기 힘들게 한다.

*해외에서는 현지에 더 오래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대우를 해야 할 때도 있다.


반대로 중국인 커뮤니티는 그 연대력이랑 네트워크가 정말 엄청나다.

만다린, 캔토니즈 상관없이 Chinese speakers 커뮤니티 자체가 되게 끈끈하고 규모도 크다.


중국인 친구들만 봐도 좋은 중고차, 좋은 집 매물을 어쩜 그리 쉽고 빠르게 구하는지

그들은 대가나 보답을 바라지 않고 정말 가족처럼 도와준다. 상여자의 나라, 대륙의 기개!

(중국인 커뮤니티에서 사기 쳤다간 3대가 입국 못할 정도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매장당할 거라고 한다.)


내가 중국어를 할 줄 알아서 정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한국에서는 휴지 조각처럼 여겨졌던 석사 학위가 이렇게 쓸모가 있어지는구나.

Yes, I'm here to prove that a master's in Chinense does not go to waste.

*중식당에서 주문할 때 마다 내가 꼭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고립된 도시에도 CoCo가 있다니. 호주 물가가 반영되서 가격은 정말 사악하지만, 코리안 타운이 아닌 차이나 타운에서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끼곤 한다.

모든 경험은 어떻게든 쓸모가 있다.

그렇게 삶이 이어진다.

삶은 계속 된다.


Always bear in mind that every experience, whether positive or negative, contributes to your personal growth.

Even if it may be difficult to perceive in the present moment.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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