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킹바 면접이라니?
네 번의 면접을 보고 슬슬 지쳐갈 때 즈음
호주 친구가 한 말대로 다섯 번째에 내가 일할 곳을 찾았다.
“Sometimes things just not meant to be,
just flow with what the universe presents you.”
5시 면접을 약속했는데 5시가 넘어서야 오신 사장님.
걸어 들어오시는데 입장부터 쿨내 진동, 상여자 재질. 나 여기서 일하겠구나 싶었다.
(가끔 주방에서 맥주 마시고 계시는데 진짜 어떻게 안 반해요..)
게다가 주방은 남자들 뿐인 줄 았는데 여기는 다 여자라서 그 점도 좋았다.
나보다 더 마른 친구들이 그 뜨거운 주방에서 벌건 얼굴로 일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정말 존경스럽다.
바쁜 와중에도 스텝밀 챙겨주는 것도 얼마나 고마운지. 덕분에 장바구니 지출도 반으로 줄었다.
또 마침 일을 시작한 첫 주가 주방 직원 생일이라서
홈파티에 초대받아 같이 게임도 하면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그래, 나 여기 오려고 그동안 헤매었던 거였구나. 이 완벽한 타이밍에 오려고!
번외. 토킹바 면접이라니?
같이 수업을 듣는 일본인 친구가 토킹바 면접에 동행해 줄 수 있냐고 물어왔다.
어린 친구 혼자 보내기도 그렇고 같이 가주는 것쯤이야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가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남사친한테 귀띔을 했더니
가게까지 데려다주고 심지어 가게 남자 직원이랑 악수하고 스몰토크까지 하고 갔다.
얘네 뒤에 내가 있다는 무언의 말을 해주는 것 같아서 얼마나 고마웠던지. Thanks bro!
시티 한가운데에 조명도 밝고 일반 식당 테이블이길래
이건 연막이고 뒤에 벙커가 있나 했는데 아차차 호주는 이게 합법인 국가였지. 허허.
설명을 들어보니 기본 시급은 45~65달러, 술값의 3%, 지명 시 5%를 받는 것 같았다.
손님은 80%가 중국인이고 나머지가 한국인, 일본인이라서 중국 술게임인 骰子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와 이 게임을 호주에서 듣다니..
상대방의 주사위와 나의 주사위를 합산해서 추측하는 게임인데 정말 국민 게임이라
중국에서 웬만한 꼬치집이나 술집에는 이 게임을 위한 주사위와 컵이 준비되어 있다.
섹슈얼한 신체적 접촉은 있을 수 있으나 거절해도 된다고 했고
룸에서는 자기가 따른 술만 마시고 건네는 술은 절대 마시지 말라고 했다.
역시 이런 곳에서 마약이 따라오는 건 당연지사구나. 룸은 딱 두 개뿐이었다.
사실 호주에서 처음으로 이사한 집에서 알게 된
일본인 룸메이트한테 토킹바에서 일을 권유받은 적이 있는데
참 일본인이랑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깊은 골짜기가 있는 걸 피부로 느꼈다.
(심지어 일본인 남자 클래스 메이트는 슈가 마미도 있다. 정말 세상은 요지경.)
이런 곳에서 일하는 거나 불륜을
성적 자유를 인정하는 쿨하고 오픈된 거라고 여기는 게 참..
일본에서도 불륜을 한자로 쓰는데 불륜의 뜻을 모르는 건가? 인륜에서 벗어나서 불륜이라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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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몇 시간 전 올라온 공고는 바로 담당자 이메일이나 문자로 연락하면 거의 당일에 답장이 왔다.
그리고 절대 조바심 내거나 낙담하지 않기.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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