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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홍 Jul 20. 2024

챕터 6 백인 나라에서 아시안 여자로 산다는 것은

SBSG must stay home!

호주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게 배 아픈 이들을 위한 희소식.

오늘은 그들을 위해 인종 차별 이야기를 가감 없이 해볼까 한다.


인종 차별에 관해서라면 개인 경험의 편차가 너무 크겠지만

나에게는 인종 차별, 캣콜링이 일상이다. 그냥 하나하나 셀 수가 없다.

호주에 온 이후로 아무 일도 없었던 날이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니까.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일본인 친구도 모르는 백인 남자가

계속 따라와서 아무 가게나 들어가 직원한테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백인 친구들이랑 다닐 때는 절대 이런 일을 겪지 않는 것 보니

혼자 다니는 동양인 여자가 쉽게 타깃이 되는 게 맞는 것 같다. 100% sure.


차라리 눈 찢고 지나가는 건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오히려 눈 찢는 건 아직까지 한 번도 겪은 적이 없다.)


인종 달라서 눈에 띔 + 성적 대상화


어두운 헤어 컬러에 호주 평균보다 작은 아시안 체구 때문에

눈에 띄는데 문제는 이게 성적 판타지로 이어진다는 것.


일단 가장 많이 겪는 건

”Hey, sexy. Hey, cutie.“라고 부르면서 대뜸 불쑥 말 걸어오는 건데

원래도 잘 놀라는 타입인지라 아직도 깜짝깜짝 놀란다.


그다음은 몸매 평가. “She has a nice body.”라고 하면서

옆으로 지나가면서 일부로 들으라고 쳐다보면서 말하는 데

내 몸매가 좋든 말든 니들 감상하라고 존재하는 거 아니세요.


길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으면 창문 열고 휘파람 부는 일도 믿기지 않겠지만 실화입니다.


차라리 밤늦게 클럽이나 바에 가서 이런 일을 당했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벌건 대낮에 5분 거리인 동네 마트를 갈 때에도, 무려 시티 한복판에서도 이런 일을 겪는 중이다.


또 여기에 동양인 남자도 똑같이 겪어요라는 능지가 처참한 사람이 있다면.. 나가주세요.

남자들은 캣콜링을 당해도 생명이나 안전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 점이 포인트니까.

https://youtu.be/6p6KSyLOVNI?si=sGqjXR80uB_RGnRG

*호주 친구들과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봤던 영상이다. 캣콜링 당하면서 어떻게 실실 웃고 있을 수 있는 거냐고 도대체?


몇 주 전에는 저녁 약속이 있어서 길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어떤 백인 남자가 대뜸 와서 “Hey, I love your socks.”라고 하면서 말을 걸어왔다.


이미 질릴 때로 질린지라 아무 말 안 하고 얼굴 빤히 쳐다보니까 두 유 스핔 잉글리시? 란다.

대답 안 하고 꺼지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니까 뭐라 뭐라 씨부리더니 “Good Luck.“이라는 말을 하고 갔다.


이게 왜?라고 할 수 있지만 내가 불쾌했던 이유는 그날 테니스 스커트에 니삭스를 신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목 양말을 신고 있어도 말을 걸어왔을까? 심지어 아무런 패턴도 없는 검정 무지 니삭스였는데.

그리고 너가 그게 맘에 들던 말던 굳이 나한테 알려줄 필요가 있나요? 굿 럭은 또 뭐고. 나 길에서 남자 기다리면서 서 있던 거 아니었는데요.


늦게 온 친구한테 이야기했더니 무쌍으로 노려보는 걸 섹시하게 생각하는 미친놈들도 있으니까 쳐다보지 말란다.

허허. 하긴 내가 여기 와서 겪었던 옐로 피버들 이상형이 하나 같이 무쌍이었던 잇지 예지, 레드벨벳 슬기였다.

물론 좋아할 수야 있고 취향일 수는 있는데.. So creepy!


내가 너무 꾸미고 다니나?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맨 얼굴에 선글라스 끼고 나갔을 때도

“I love your sunglasses.”라며 끈질기게 따라온 놈도 있었다. 만국 공통 SBSG들은 아랫도리의 숙주라는 것만 더 깨달았다.


더러운 꼴 안 보려면 얼른 차 사고 최대한 안 걸어 다녀야겠지.


호주 살기 너무 좋은데 세상에는 SBSG들이 너무 많아요.

SBSG must stay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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