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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멀끔 Jul 07. 2024

40대 중년남 오징어 탈출 공략집 1 : 프롤로그

이 답 없는 드러운 기분에서 탈출하기 위한 아재 몸부림기


내 나이 45세.


제목처럼 40대의 중간에 빼박으로 박혀있는 중년 오브 중년, 고길동의 고향 쌍문동에 사는 아저씨 회사원이다.  


이 나이쯤 되면 사람들은 우리 즈음의 아저씨들을 거의 드라이한 사회생활 달관의 마스터, 혹은 시니컬하고 덤덤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더 이상 샤방샤방한 뭘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않는 늙수그레한 한 풀 바람 빠진 너구리 맨 정도로 바라보지 않을까 싶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적극 공감했을 것이다.


그런 무덤덤 털털한 아저씨로 살아오기를 몇 년,

나는 최근 언젠가부터 이전까지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감정적인 압도를 갑자기 훅하고 느끼곤 했는데 그로 인해 괴롭다기보다는 우선 당혹스럽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으악 괴로워 슬퍼 


이런거보다도


....어.. 이게 뭐지.


이런 느낌.


평소에는 그냥저냥 지내다가 어느 날 쑴풍하고 다가오는 당혹스러울 만큼 가공할 폭풍 같은 외로움, 폭풍 같은 고독, 폭풍 같은 공허감.   




예전에는 아무리 깊은 심연 속에서도 더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는 끄떡 심의 희망을 비장의 카드로 꽉 움켜쥔 채로, 대바라진 자신감 속에서 기꺼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면,


지금의 나는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차원이 다른 육중한 무게의 거대한 무언가에 눌려있는데 사방에 그 출구 보이지 않는 망연자실 함을 느낀다고나 할까..?


그런 날들 속에 조금씩 조금씩 잠식되어 가는 걸 느끼자, 나는 퍼뜩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시 바닥 초심자로 돌아가 무슨 짓을 하든 이 더러운 기분을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망연자실한 아련한 상실감에서 오는 이 러운 기분을,  

이제는 굳은 각오를 하고 타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로 했다.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더 이상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남은 삶을 이런 찝찝한 기분으로 똑같이 그렇게 채운체 그저 그렇게 매가리 없이 끝낼 순 없다.


오늘부터 나는 스스로를 위한 잔다르크가 되어 되든 안되든 더 나은 나의 행복감을 위해 끝까지 질척대서 투쟁하기로 했다.


지금부터 나의 일상 속 액티비티 시도들과 도전들, 그리고 그 안에서의 좌절과 희망의 느낌들을 실시간으로 기록해볼까 한다.


사실 이런 것들을 글로 써보고 오픈 하는 대는 나름의 많은 용기가 필요했지만,


우선 내 스스로를 이리저리 실험해보면서 결과를 공유해 볼 테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 과정에서,

갑갑한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어디 잠시 내비치는 것조차 지탄의 대상이 될까봐, 행여 하이에나 같은 호사가들의 손가락질이나 받을 까봐 꿋꿋이 아닌 척하면서 비슷한 심정으로 꾸역꾸역 속을 삭히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상 어느 동료 아저씨 한 명에게라도,


조금이나마 나의 기록이 힌트를 주거나 용기를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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