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동안 나 자신에 대한 착각 속에 살았다.
‘내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집중할 수 있다’는 믿음은 나의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특히 영화나 게임, 웹툰 같은 흥미로운 대상 앞에서는 밤을 새워 몰입할 수 있을 만큼 집중력이 강했다. 시간이 흐르는 줄도 모른 채 17시간 동안 화면을 들여다보며 집중했던 경험들이 있었다. 이런 경험 덕분에 나는 마치 나에게 집중력이 충분하다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반대 상황도 있었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시작할 때는 겨우 2~3분만 지나도 불편함이 찾아왔다. 몸이 비비 꼬이고, 갑자기 청소를 하거나 간식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근육이 발달했지만 특정 부위가 약한 것처럼, 나는 ‘내가 집중력이 약할 뿐이지, 전반적으로는 괜찮다’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러한 자기 위안으로는 부족한 상황이 다가오고 있었다.
내가 가진 착각은 20대 후반에 깨졌다.
사회에 나가서 또래와 비교했을 때 나의 한계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직장에서 승진하거나 경력을 쌓아야 할 시기에 나는 잦은 퇴사와 입사를 반복했고, 서른이 다가와도 연봉은 3천만 원을 넘기지 못했다. 자격증이나 특별한 기술도 없었다. 친구들은 안정적인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지만 나는 제자리걸음이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왜 나는 남들처럼 성공하지 못할까?’라는 질문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동안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토록 뒤처진 것처럼 느껴질까? 이 질문은 나를 내적 성찰로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나는 문제의 핵심을 찾게 되었다.
그 답은 집중력 부족이 아닌 '충동 억제력 부족'에 있었다.
나는 단순히 집중력이 약한 것이 아니라,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자꾸만 다른 유혹에 휘둘리고 있었다.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려 해도,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들이 가득했고, 결국 그 충동을 이기지 못해 청소를 하거나 차를 마시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내가 깨달은 것은, 인생에서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충동을 얼마나 잘 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내가 15분 동안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목표를 세운다 해도 그것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충동 억제력을 키우지 않으면, 목표를 향한 첫걸음조차 내딛지 못한 채 끊임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곧 열정에도 적용되었다.
열정은 우리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열정을 무작정 쏟아붓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열정에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우리는 금세 지치고 탈진하게 된다. 열정은 마치 자원처럼 한정적이다. 무턱대고 쏟아부으면 금방 고갈되고, 중요한 순간에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나 역시 과도한 열정을 쏟아부은 끝에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에너지가 넘쳐흘렀지만, 휴식 없이 달리다 보니 결국 지치고 모든 의욕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열정을 관리하고 적절히 조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열정은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다.
열정에도 총량이 있다.
하루는 24시간, 우리의 에너지도 한정되어 있듯이 말이다. 나는 이를 깨닫고 나서부터 열정을 신중하게 분배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일에 먼저 열정을 쏟고, 덜 중요한 일에는 적절히 조절하는 방법을 찾았다. 모든 일에 같은 양의 열정을 쏟아붓기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해 에너지를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15분 동안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한 가지에 몰두하는 훈련을 시작했다. 그 시간이 지나면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집중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그렇게 하면서 나는 15분 동안 충동을 억제하고 열정을 적절히 사용하는 능력을 길렀다.
열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조율이 필요하다.
모든 일에 열정을 동등하게 분배할 수는 없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동 억제력을 키우기 위한 꾸준한 훈련이다. 나는 포모도로 기법을 통해 짧은 시간 동안 집중한 뒤,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충동을 억제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연습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나는 더 긴 시간 동안도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번아웃 없이 열정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열정과 충동 억제력은 우리 삶을 활기차고 의미 있게 만드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자원 모두 무한하지 않다. 우리가 15분 동안 충동을 억제하고, 그 시간을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인생의 성공 여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15분의 기적은 단순한 시간 관리가 아니다. 그것은 열정과 충동 억제력을 적절히 조율하는 훈련을 통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
우리가 열정을 어떻게 관리하고,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충동을 어떻게 억제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질과 성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15분의 기적은 그 순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