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공지도 없었고,
누구도 그가 떠날 줄 몰랐다.
수목금, 그는 사라졌고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문제는 남겨진 사람들,
특히 복직 2일 차 된 백과장이었다.
"이거 별 거 아닌데요~ 내일 카톡 드릴게요!"
공 차장은 웃으며 넘어갔고,
복직자는 조용히 되물었다.
"카톡이요? 업무 메신저로 주세요."
"어… 어… 민과장님은 톡으로 해주셨는데…"
"이거 하나하나 수기로 등록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어… 어… (이게 아닌데…)"
머리를 긁적이며 겸연쩍게 사라진 게 그의 마지막이었다.
인수인계는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금요일 오전 팀장의 톡이 팀 단체방을 울렸다.
"다음 주 목요일에 대표님이 식사 괜찮냐고 하시네요."
네, 가능합니다...
넵...
... 아, 네.
모두들 마지못해 대답했다.
형식적인, 기계적인 동의.
누구도 진심은 없었다.
그런데,
그날 밤 10시.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에 팀방 알림이 '카톡'하고 울렸다.
"네, 저 가능합니다."
그는 휴가 중이었다.
근무는 하지 않았고,
업무는 잊은 듯 보였고,
그럼에도 대표님 점심 참석은 가장 빠르게, 가장 확실하게 응답했다.
쩝쩝남은 먹는 것만 진심인 줄 알았다.
그는 정치에도 진심이었다.
진짜 조용한 건 그의 키보드였고,
진짜 시끄러운 건 그의 존재 증명 알림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