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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망자 Jul 19. 2024

들어가서는 뭐가 좋고 싫었을까?

장점과 단점으로 잘라나뉜 재미없고 무미건조한 글

좋았던 점은 뭔가를 열심히 해 보려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는 점, 중/고등학생 수준에서 다뤄보기 힘든 실험을 해보고 그런 도구들을 사용해 볼 수 있었다는 점, 수학여행을 미국으로 갔다왔다는 점 정도 인거 같다.     

싫었던 점은 지나치게 빠른 교과과정과 학습양으로 잠을 잘 수 없을 만큼의 환경을 버텨내야 했다는 점,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적인 분위기 정도.     


과학고에 가서 좋았던 점과 싫었던 점을 개략적으로 나마 생각해 본적은 있었던거 같은데 실제로 글을 적으면서 비교해보니 좋았던 점이 정량적으로 더 많았던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마음이 든다.     


꼴찌를 하고 입시결과가 바닥치면서 어쩌면 힘든 시간과 기억으로 점철 되었을 수 있는 시간들인데 돌아보니 좋은점이 많았다 라고 생각되는게 한편으론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나는 실험을 해 보는게 좋았다. 왠진 모르겠지만 자연현상을 직접 실험해서 이해해가는 과정 자체가 신기하고 즐거웠던거 같고 실험의 방법론과 다양한 실험도구들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고 꽤나 멋있는 일이라고 느꼈다. 과학고에서는 일반적인 교육과정에서는 굳이 실험하지 않고 넘어가는 과정 마저도 대부분 실험으로 검증해 보거나 확인해 보는 교육 방식이 있었는데 그게 참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과학고 에서는 내가 원하는 실험을 직접 구상하고 그것을 위해 필요한 도구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는 분위기가 있었으니 ,실험을 좋아했던 나에게는 정말로 만족스러운 곳이였다. 대학에도 잘 갖춰지지 않은 천문대가 학교 옥상에 있었고, 생물 실험실에는 광학현미경이 아닌 주자전자현미경 같은 장비들을, 물리실험실에는 초고속 카메라와 파동분석을 위한 텔레스코프(정확한 명칭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라디오 같이 생긴 장비 가격이 3,000만원 인걸 나 혼자 사용했던거에 놀란기억이 있다.)를 이용할 수 있었던 점은 확실한 장점이였다.


편협한 사고일 수도 있지만 과학고에서 만난 친구들이 사회적으로 돈을 많이 벌고 안정적인 대기업이나 전문직을 찾아간 케이스가 많다는 점도 장점이라면 장점인데, 내가 그러지 못한 상황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 고민과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에서 온전한 장점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학고에 있는 대다수의 친구들은 특정 분야에 대한 남다른 호기심이 있었고 그 깊이와 넓이가 대단하긴 했다. 자연스레 그 호기심은 전문성으로 발전해서 사회에서 다양한 방면의 진로를 찾아가는 것 같기는 하다.     


싫었던 점은 너무 과도한 학습량과 경쟁적인 분위기였다. 과학자체를 온전히 즐겁게 공부한다기 보다 ‘대학을 가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로써 빨리 끝마쳐야 하는 무언가‘로 과학고의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아서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요즘은 이런 졸업생들의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나오고, 조기졸업생들이 대학에서 쉽사리 적응하지 못한다는 일부 교수님들의 의견을 반영한 탓인지 소수 인원만 조기졸업을 하고 대부분은 3학년 까지 교육과정을 소화한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느끼는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순수한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을 유지해 갈 수있었다면 참 좋겠다는 바램이 남는다.    

 

과학고에서의 좋았던점과 싫었던 점을 적는게 굉장히 무미건조한 글이 되는 것 같아서 재미가 없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사감선생님 몰래 치킨을 시켜먹는 이야기가 더 재밌었을까? 남자 기숙사와 여자기숙사가 갈라지는 지점에서 교내 연애를 하는 친구들의 애정행각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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