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매일이 새로운 도전의 연속
내 나이 40십 후반 , 곧 50의 문턱에 다다랐다.
다니던 직장을 과감히 사표를 쓰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자고...(2022.06.30.)
5년이나 다닌 나의 마지막 직장은 그렇게 이별을 했다.
조용히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소문은 순식간...
그런 내게 한마디씩 던지는 비슷한 질문들이 있었다.
"그 나이에 어디 가서 무엇을 하려구요?"
"여기보다 더 좋은 직장이라도 생겼어요?"
"지금 이 직위에 이 연봉을 버리고 가신다구요?"
"로또 맞았어요?"
한 마디씩 건네며 하는 말들이 또 다른 나의 출발선에서 나에게는 그저 귓가에 윙윙 맴돌다
사라지는 말들이었다.
"왜요? 이 나이가 어때서요? 내 몸값만 해도 수십억이 될 텐데 뭐가 걱정이에요?"
"내가 하고싶은 일을 위해 가는데 무슨 미련이 있겠어요?"
라며 당당하게 말했다.
이런 나의 답변에 모두들 의아한 표정들이었지만 나는 그저 행복했다.
나의 이루고 싶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조금은 두렵지만 설레임이 더 많았던 선택이었기에.
나의 사표를 말리던 직장 동료들 그리고 함께 더 일하자는 대표님의 말씀도 거부하고 나는 그렇게
미련 없이 사표를 내던지고 후련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었던 강사의 길을 걷기로 했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나의 꿈은 교사나 교수였지만 나의 환경이 그 길을 가로막았다.
그래도 그 꿈에 대한 미련이 남아 차선의 선택이 강사였다.
사람들앞에 내가 더 잘나서 서는게 아니라 사람들과의 소통을 하고 싶어서였다.
함께 말하고 공감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자리를 꿈꾸었다.
회사를 다니며 틈틈이 공부해서 취득한 자격증들은 내가 해보고 싶은 일들을 위한 준비단계였다.
'언젠가는 꼭 해볼거야. 준비하면 기회는 잡을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을 하며
퇴근 후 강의를 들으러 가는 그 시간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틈만 나면 내가 좋아했던 분들의 강의를 시청했다.
김제동, 김창옥, 김미경, 김지윤...
어떻게 말을 하고, 어떻게 표정을 짓고, 어떻게 유쾌함을 주는지, 어떻게 팩트를 전달하는지, 그분들의
모든 강의하는 모습이 좋았고 궁금했다.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내가 그분들의 강의를 좋아했던게
큰 이유였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이런 용기를 낼 수 없을 것만 같아서 기회가 또 오지 않을 것만 같아서
망설이다 지나고 나면 후회만 남길 것 같아서...
불안이 나를 뒤흔들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든 두려움과 맞서야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교수님의 제안으로 인성교육 강사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만날 아이들을 위해 교육자료를 만들고 연습하고 교수님께 코칭을 받고
준비하면서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은 여지없이 찾아왔다.
그러면 내가 나에게 말을 건넸다.
'완벽한 때는 오지 않아. 실수하면서 그렇게 배우며 성장하는 거야.
그러니 겁먹지말고 일단 해. 잘하려고 욕심내지 말고 실패해도 괜찮아. 처음이잖아.'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드디어 첫 출강!!
준비를 했지만 강의 첫날, 그 첫날 처음은 무척이나 설레이기도 했지만 두려운 마음도 한가득이었다.
나보다도 훨씬 어리고 어린, 내 자식보다도 훨씬 어린 아이들 앞에 선다는 것도 이렇게 심장이 두근거리는구나. 어쩌면 나이불문하고 누군가의 앞에 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2023년 5월 8일 초등학교 3학년 인성교육.
그렇게 나는 강사의 첫 발을 내 디뎠다.
아직 초보강사인 나는 강의가 있는 날은 출강을하며, 출강이 없는 날은 쿠팡알바를 다녔다.
이때 주변사람들은 걱정으로 포장한 말들을 곳곳에서 내게 들려주었다.
"사무실에서만 일하던 애가 현장알바를 할 수나 있겠어?"
"가뜩이나 마른 애가 그런 일을 어떻게 하려고?"
"몇일도 안되서 그만두게 될꺼야."
그분들의 걱정은 고마웠으나 그 모든 말을 나는 거부했다.
"해보지도 않고 못하는 게 어디 있어요? 다 사람이 할만하니까 일을 하는 거죠!"
사실 몸으로 하는 일은 자신이 없었지만 일에 대한 겁은 없는 나였다.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고 누구나 처음은 서툰 거니까.
힘든 시간을 버티다 보면 그일 조차 할만한 일이 될 테니까.
쿠팡 물류센터에서의 첫날은 그냥 힘든 것조차도 느낄 수 없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그렇게 이틀 삼일이 되던 날, 안 쓰던 몸을 써서 그런지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어지러움이 몰려왔다.
쉬지 않고 하다가는 무리가 올 것 같아서 3일을 일하고, 하루는 쉬고 그렇게 컨디션조절을 해가며
알바를 다녔다. 그리고 일주일... 이제 적응이 되어갔다.
그러나 평소에도 잘 챙겨 먹지 않는 나에게 체력적으로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몸살을 앓듯 찾아온 내몸의 신호.
'안돼 할 수 있어. 잘 먹고 유연성 있게 스케줄 조절하자.'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며 한여름 속 알바는 출강이 없는 날에 한동안 그렇게 계속 되었다.
끝나고 집에 오면 씻자 마자 기절하기 일쑤...
그러나 포기할 내가 아니다.
일단 시작을 했으니 할 수 있을 때까지 무조건 고!!!
주말에는 출근해서 정말 놀라운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주중에 근무하고 주말에 알바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너무 놀랐다.
'이렇게 다들 치열하게 열심히들 사는구나'
노는 시간이 아까워서, 여행 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 등록금 때문에, 갚아야할 빚 때문에......
저마다의 사연으로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두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주말도 반납하고 목표액을 모으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사람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상식을 뛰어넘는 그 진실 속에서 '나는 너무 편하게 살았는가?'라는 의문마저 들정도였다.
현장직들을 은근히 무시하고 편견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과는 전혀 다른 그들의 모습에
나는 존경심마저 들었다.
대학생부터, 60이 훌쩍 넘으신 분들, 주말엔 가족모두 쿠팡알바를 온다는 사람들...
나처럼 모두들 자신들만의 목적이 있어서 저리도 열심히 사는구나...
그동안 나름대로 매 순간 열정과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늘 스스로를 칭찬하며 살았던 나였지만
그들의 틈에서 지켜본 나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몇 십 년 동안 사무직에서만 있던 나에게 쿠팡알바가 일깨워준 것은
'사람은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구나.
불안함을 마주하면 방법을 찾게 되는구나.'
그러니 안될 것 같다고 말하는 주위사람들도, 불안해하는 자신마저도, 불안과 도전 앞에
맞서지 않고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일단 해보자.'
'할 수 있어. 모든 직업이 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잖아'
'그리고 우리 삶에는 처음인 것들로 넘쳐나는 거니까.'
이런 마음가짐으로 용기를 가지는 삶의 태도가 정말 멋지지 않을까?
나이에 상관없이 나이 때문에 조금 느릴 수는 있으나,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그 일이 쉬운 일이 되지 않을까?
우리가 지금 쉽게 해내고 있는 일들조차 처음이 있었으니까.
그러니 우리 나이에 겁먹지 말고, 불안에 겁먹지 말고, 매 순간 매일 그 모든 나날들이 새로운 처음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산다면 처음과 마주하는 그 모든일들이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다가서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