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무 일도 없이
한 사람과의 인연을 끝낼 거면서
흔들리는 그 마음 하나 어쩌지 못해
왜 그토록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안겨주는가
영원할 것 같은 그 사랑
영원할 것 같은 그 지옥
시간이 갈수록
무뎌지더라
지워지더라
잊혀지더라
그리고 다시 살아지더라
절대 내 이상형이 아니라고
내게 별 볼 일 없덨던 사람이
내 삶에 불쑥 끼어들었지
이내 애틋한 마음의 싹이 트고
사랑으로 물을 주고
햇살 같은 웃음으로
서로의 일부가 되었고
노력의 시간을 지나
서로 맞지 않는 것들만 보이고
함께 사는 것이 기적이라 여길 만큼
그 사람과 나는 맞는 게 없다는 걸 깨달았을 즈음
자유를 찾아 이별을 원하고 있더라
그도 그랬겠지
나도 그런 마음을 가진 것처럼
누구든 한 번쯤 잃어봐야 알겠지
그 사람의 가치와 소중함을
하지만 끝난 마음은
다시 덧붙일 수가 없어서
아니
어쩌면 그럴 마음이 없어져서일지는 모르겠으나
'회복'이란 단어 앞에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연결한다
'절대'라는 단어를 믿지 않는다
'사람'을 믿지 않는다
'나'라는 존재조차도
50의 문턱에서 희미하게 느껴진다
절절했던 사랑이 지워지고 잊히듯
산산조각이 나서 갈기갈기 찢어졌던
아픈 마음도 증오의 마음도
시간 앞에 희미해져 가더라
내 삶에
만나질 인연으로 다가와
헤어질 인연으로 멀어져 간 사람아
한때 내가 '사랑'이라 불렀던 사람아
지난 몇 년간 '쓰레기'라고 여겼던 사람아
그 한 존재가
서로 다른 존재인 것처럼 머물러
다 지워지고 잊히더라
한때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