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가 있는 곳, 마음이 머무는 곳

너의 빈자리

by Unikim

너의 빈자리


유니


4월의 어느 날

홀린 듯이 꽃길을 걸었다

하얗고 연한 분홍빛을 띤 꽃들이

어느새 활짝 피어올라

손짓을 한다


눈부신 봄햇살이 허공을 쓸고

선선한 봄바람이 마음을 쓰다듬고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그 꽃나무 아래 잠시 멈추어

너를 그린다


봄의 향연이 한창인 날

봄의 햇살이 눈부시게 부서지는 날

봄바람이 우리의 마음을 간지럽히는 날

봄날의 향연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울수록

널 향한 우리의 그리움은 커져만 간다


너이기에

그저 너이기에

더 소중하고 그리운 게지

넌 그렇게 우리에게 왔고

잠시 떨어져 있지만


봄은

속도를 내지 않아도

도착하는 계절이더라

조용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선 봄처럼

너의 빈자리에 네가 서 있기를


그리 작은 소망을 담아

햇살에게 건네고

바람에게 실어

이 마음 네가 있는 그곳까지

전해 보련다

2025년 벚꽃


keyword
이전 19화시가 있는 곳, 마음이 머무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