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머물던 자리
당신이 머물던 자리
유니
바람이 불면
당신이 웃던 소리가 납니다
햇살이 들면
당신이 앉던 자리가 환해집니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내 마음은 아직 그날에 머물러 있네요
함께 걷던 길 위에
이제는 내 그림자 하나뿐이지만
당신이 남기고 간 온기들이
낙엽처럼 사뿐히 내려앉습니다
그리움은 아픔이 아니라
당신이 내 안에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요
당신이 떠난 자리에
어둠이 잠시 머물렀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당신의 웃음은 별처럼 반짝였어요
이제 나는 압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그대의 온기가 바람이 되어
내 곁을 스치고 가는 걸 느끼니까요
우리의 인연은
시간에 묶이지 않아요
다시 만날 그날까지
나는 오늘도
당신이 남겨준 빛으로 하루를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