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는 축제
가을이라는 축제
유니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던 날
백운호수 곁 백운원엔
가을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물무궁화가 피어나고
붉은 꽃 속으로
호랑나비 한 마리가 사뿐히
내려앉는다
선선한 바람에 자연이 소리를 내던 날
버들마편초는 하늘 향해 곧게 뻗어 오르고
어여쁜 연분홍빛 꽃이 만발하는데
어디선가 날아든 작은 벌새 한 마리
긴 대롱을 펼쳐 들고
바삐 꽃 속을 오가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신기하던지 ㅎㅎ
은은한 가을빛이 녹음을 물들여 가던 날
조그마한 식물 줄기
고운 보석을 품었구나
빠알간 꽈리의 열매들이
고운 다홍빛을 드러내고
꽈리와의 어린 시절 추억 이야기에
어른 아이들이 눈을 반짝인다
익어가는 가을 내음엔
온갖 식물들이 결실을 자랑하나니
빨간 깻잎도 까마중도
서로 앞다투고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고
그 빛들을 드러내니
자연의 조화가 더욱 풍성해진다
아 그들의 공식명칭은 자소엽과 미국자리공
꽃 위를 팔랑거리는 호랑나비는
계절의 비밀을 속삭이고
부지런히 꽃들과 수다를 떠는 벌새는
자연의 비밀을 속삭이고
열매들은 각각 빛을 드러내며 반짝이니
나의 마음도 그 빛을 닮아
조용히 익어간다
고즈넉한 평일의 가을날에도
자연을 담은 백운원은
그 안에 펼쳐진 페스티벌로
이렇듯 생기가 가득하고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은
그 흥을 더욱 돋우어 주네
햇살, 하늘, 바람, 구름, 꽃, 열매,
나비, 새, 곤충, 식물, 동물
그리고 우리
그 밖에 가득 찬 초대자들 명단을
다 읊을 수는 없지만
수많은 이들이 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
가을의 사랑을 주고받는다
식물원 카페 안에도
운치 있게 자리 잡은 그 데크에도
넓게 트인 야외 정원 파라솔 아래에도
굽이굽이 펼쳐진 산책로에도
그리고 멋쟁이 구름들을 가득 품은
청아한 저 하늘에도
사랑스런 행복들이 가득 차 흐르네
단아한 정원 속 무궁화가
이 축제의 모든 기운을 지켜보며
뿌듯한 표정을 지으니
내 나라 대한민국을 대표한 그 이름
한 송이 찬란한 마음이 되어
가을의 속삭임 속에 평화를 피워 낸다
그이는 햇살에 반짝이고 바람에 웃는다
가을 햇살도 가을바람도
그 이름을 부르며 춤을 추고
꽃잎마다 작은 노래가 피어나고
나비의 날갯짓이 박수가 되어
하늘로 퍼져 나간다
호랑나비도 벌새들도 우리들도
오늘의 평화를 노래하며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