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는 이름으로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유니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많은 세상을 만납니다
수천 가지 빨간색이 어우러진
붉은 세상을 만나고
선하고 연한 노란색으로 이루어진
노랑 세상도 만나고
푸르렇던 소나무 잎들이
누렇게 단풍이 들더니
낙엽 되어 만든
금빛 세상도 만나지요.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드높고 청량한 하늘을 만납니다
그곳에는
높은 곳에 두둥실 떠 다니는
하아얀 구름도 있고
한들한들 불어 날으는
투명한 바림도 있지요
그뿐입니까
따사로운 햇살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그리운 이들을 소환합니다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친우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가족들
어려움을 함께 헤쳐온 동료들
같은 꿈을 갖고 달려온 동반자들
그리고
일상을 소통하던 이웃들까지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세상과 시간과 소통을 하고
가을이라는 이룸으로
우리는
많은 것들이 채워집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그 이름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이루어 주는
고마운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