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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닿는 자리에 # 14

가을의 끝자락

by Unikim

가을의 끝자락


유니


바람 끝에

마지막 남은 단풍들

힘없이 흔들리더라


햇살은 누렇게 식어가고

산자락은 서늘한 숨을 길게 토해내는데

그 사이를 걷는 내 그림자만

조용히 계절을 따라 흐르더라


발끝에 밟히는 낙엽 소리

유난히도 얇게 부서진다 싶더니

가을도 떠날 채비를 다 했구나 싶어

괜히 몇 걸음 더디게 내디뎠다


붙잡을 수 없는 계절이라도

이 순간만은 사진처럼 남아

내 마음 한켠에 오래 머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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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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