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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ikim Nov 15. 2024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싶어.

삼촌~ 얼른 갔다 오세요.

"이제 정신이 좀 드나?"

"형.... 님....

도....

도....... 과......ㅎ"

"윤철아~~~ 윤철아~~~"

"운철아~~~ 윤철아~~"

윤석은 윤철을 흔들어 깨우자만 윤철은 말이 없습니다.


"땅이 얼어가 파기 힘들제."

"괘안타~삽질할만하다."

"그래도 자리가 양지바른 곳이라......"

지모는 그 뒷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입니다.

"그 정도면 될 성싶은데....."

"조금만 더..... 조금만..."

"어쿠~ 큰 돌이 있네."

"돌은 빼내야 하지 않겠나~?"

"좀 도와주게... 이 돌이 잘 안 빠지네. 그려."

네 명의 친구들은 윤철을 보내기 위해 언 땅을 파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윤철을 보내야 하는 형들의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합니다.


"조심하게~ 관이 기울지 않게..."

"아이고~~ 아이고~~~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아이고~~ 아이고~~

젊디 젊은 나이에 이게 어인 일이고..."

"어쩔까나 울 윤철이

이 노릇을  어쩌니~아까워 어쩌누"

"아이고~아이고~"

동네 사람들과 공장 식구들이 연신 목놓아 곡을 합니다.

윤석은 관이 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힘이 들었는지 잠시 자리를 옮깁니다.


"춘식아~ 아부지 모셔 오너라"

"에. 어무이"

"아부지...."

윤석은 먼 산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춘식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아버지의 눈물을 보고는 당황합니다.

어린 춘식이지만 아버지의 눈물을 본 춘식은 잠시 말이 없습니다.

그러고는 잠시 후 조심스레 말을 건넵니다.

"저... 어무이가 아부지... 아부지 모셔 오래요."

윤석은 빠르게 눈물을 훔치고 윤철의 앞에 섭니다.

순이는 연신 눈물을 흘립니다.

"흙 떠서 넣으시게"

윤석은 이장님이 쥐어 주는 삽을 잡고 흙을 떠서 윤철의 관에 뿌립니다.

눈은 붉게 충혈되고 눈물은 두 뺨을 타고 흐릅니다.

"윤철아~내 미안타. 미안하다. 윤철아~"

"아이고~ 아이고~ 아까워서 어쩌노~"

"아이고~아이고~~"

동네 사람들이 연이어 곡을 합니다.

아직 죽음이 뭔지 모르는 춘식은 멀뚱멀뚱 사람들을 응시만 하고 있다가 순이에게 묻습니다.

"어무이~ 우리 삼촌은 어디 있어요?"

춘식의 질문에 곡소리는 더욱 커집니다.

순이는 춘식의 얼굴을 감싸 안고 흐느끼며 웁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별을 느낀 것일까요? 순간 춘식의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고는 불안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엄마~ 울 삼촌 어딨냐고?"

"응? 울 삼촌 어딨어요?"

옆에서 울고 있던 영이가 춘식을 달래며 말합니다.

"춘식아~~ 춘식이 삼촌은~~"

영이는 말을 잇지 못합니다.

윤석이 옆에 서 있던 지모가 쪼그리고 앉으며 춘식의 눈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춘식아~ 삼촌은 중요한 일이 있으셔서 어디 가셔야 해.

우리 삼촌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하고 인사해야지?"

그러고는 춘식의 양 어깨를 다독거립니다.

"삼촌~얼른 갔다 오세요."

"춘식이랑 썰매 타기로 했잖아요.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기로 했잖아요.

삼촌 빨랑 와야 해요~"

춘식은 눈물을 훔치며 의젓하게 윤철에게 인사를 합니다.

춘식의 인사를 들은 사람들은 조용히 눈물을 삼킵니다.


"춘식 아부지~ 아가 몸이 불덩입니더."

잠을 못 자고 뒤척이고 있던 윤석이 놀라서 춘식의 이마를 짚어 봅니다.

"아가 와 이리 뜨겁니?!! 지난번에 약방서 가지고 온 약 어딨나?

"약은... 지난번에 별이가 다 먹었지요."

윤석은 급히 찬물을 뜨러 나갑니다.

그러고는 찬물과 미지근한 물을 준비해서 들어옵니다.

순이와 윤석은 사색이 되어 춘식의 열을 닦아 냅니다.

아이들의 열이 높을 때면 용수가 생각나 힘들어지는 두 사람입니다.

또 아이를 잃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이들입니다.

닦아도 닦아도 춘식의 열은 쉽게 내리지 않습니다.

그러더니 새벽녘에야 겨우 아이의 열이 내립니다.

아이와 순이를 재우고는 윤석은 윤철의 방문 앞 툇마루에 걸터앉습니다.

한참을 흐느끼며 웁니다.

그리고 먼 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도대체 윤철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윤철을 떠올리며 마냥 괴로워하는 윤석입니다.


"별아~ 니 아부지 우짜노?"

형제라고는 니그 삼촌 하나뿐인데 우이하노?"

현수는 별이를 재우며 멍하니 혼잣말을 합니다.

"엄마~ 춘식이가 아프데....."

영이가 방문을 살짝 열고 들어 오며 작은 목소리로 춘식이의 소식을 전합니다.

"와~?"

"글쎄 열이 많이 난다데~

언니가 약 찾으러 왔었다."

"약 줬나?"

영이는 고개를 젓습니다.

"아니~ 약이 다 떨어져서 못 줬다."

"우이하노? 아가 충격이 컸나 보네."

"춘식이가 삼촌을 좀 따랐나?!! "

"그러게나 말이다."

"니 언니도 걱정이네.... 충격이 컷을낀데...."

"도대체 뭔 일이래? 무슨 일이 있었던 거래?"


"도식아~

니 와 그러는데?

무슨 일 있나?"

"아이다~ 내가 아이다~ 내 잘못이 아이다~"

"도식아~ 와 그러노?

와이리 떠노?"

"쪼매 있으레. 따순 물 가져 올라니께."

도식의 방에서 나오며 마당을 서성이고 있는 도과에게 그의 어머니가 말합니다.

"도과야~ 도식이 방에 좀 가 보레이~

아가 이상타~"

"예, 어무이~

제가 들어가 볼게요."

"도식아~ 형이다. 형 들어간다."

도식은 산만하게 떨며 두리번거리고 있습니다.

"도식아~~~"

"형~~~"

"무슨 일이니?"

"형~ 아니야~ 내가 그런 거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라고~~"

"니 잘못~? 무슨 잘못?"

"아니야. 내 잘못.... 아니라니까?"

"잘못이라니? 무슨 잘못?"

"아니라고~~ 아니라고~~~"

놀라고 당황한 도과는 침을 삼키며 마음을 가라 앉칩니다.

"도식아~~~ 형 봐봐.

도식아~~~ 그럼 누구 잘못이야?

누가 그런 건데~~~?"

"그... 그건.....

윤철이..... 윤철이가....."

"그레.... 윤철이가... 윤철이가 잘못한 거야~~~"

"도대체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도과는 불안한 목소리로 도식을 다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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