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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곳, 마음이 머무는 곳

쑥부쟁이

by Unikim

쑥부쟁이


유니



남한산성 성곽 사이로

삐죽이 올라온 너는

언제나 하늘 향해

씩씩하게 자라는구나


파아란 하늘을 항해

뻗어 오른 너는

올해도 어김없이

어여쁘게 피워냈구나


귀하고 아름다운 꽃들을

있는 힘껏 피워내고는

너의 선한 잎들은

천천히 지고 만다지


높은 곳을 향해

고개 들어 피어오른 꽃은

고상한 자태를 뽐내며

빛이 나는구나


쑥의 잎을 닮아서

줄기가 부짓갱이처럼

가늘고 길어

네 이름이 쑥부쟁이라지


너의 귀한 이름만큼이나

자태마저 청아하니

고고하고 강인한 그 마음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누구를 기다리는 게냐

무엇을 그리워하는 게냐

언제나 너는 순종의 미덕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구나


그리움은 마음에 사무치고

기다림에는 이골이 난 너는

평범한 진리 속에

숨은 아름다움을 드러내는구나


세상에 사연이 없는 꽃이

어디 있으랴만은

너의 웃픈 사연들은

하늘 향해 뻗고 또 뻗는구나


보랏빛 국화의 꽃말은

고귀함과 우아함

믿음과 사랑과 추억과 지혜를

그 안에 담고 있다지


가만히 이 꽃말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당차고 멋진 행복을

말하고 있는 게야


고운 보랏빛을

곱게 드러낸 너는

사랑의 희생과 행복의 결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로구나


너는 나물이 되어

누군가에게 양분을 주고

향기로운 차가 되어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 주고


또 약재가 되어

힘든 이들에게 희망을 건네는

세상에서 제일 귀한

사랑을 가졌구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성곽에서 피어난 너는

크고도 귀한 사랑과 행복의

비법을 말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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