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회사 적응
사실 첫회사는 진짜로 딱 한 달만 다녔기 때문에 이렇다 할 에피소드도 개인적인 소감도 없다.
그래도 내 인생의 첫 회사인 만큼 조금이나마 기록해보려 한다
수십 번의 도전 끝에 꽤 탄탄한 회사에 그것도 수도인 멕시코시티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첫 취업을 생각보다 좋은 곳에 취업을 하게 되어서 좋았고 내가 원하는 직무에서 일할 수 있게 되어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 첫날에 나는 바로 당황할 수밖에 없었는데
입사하자마자 내가 맡은 업무가 무려 10년을 일한 구매 매니저의 자리에 3개월 뒤 바로 혼자 담당하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원자가 워낙 없어서 경력도 없는 신입을 급히 뽑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입사 전 어떤 업무와 포지션을 담당하게 될 것인지 언질은 줘야 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회사가 한국 회사치고 자리 잡은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현지인 직원들이 대다수였으며 이미 고인 물들이 많은 편이었고 나 같은 쌩신입은 정말 오랜만에 들어와서 그런지 신입에 대한 정착지원이 많이 부족했다. 보통 입사를 하면 비자발급 지원은 물론 은행계좌 개설, 주택 관련 부분까지 하나하나 인사부서에서 많은 도움을 주는 편인데 이미 멕시코 국적을 소지하고 있거나 거주한 지 몇 년은 된 직원들이 대다수이다 보니 신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인사부서에는 한국인이 아예 없어서 스페인어가 유창하지 않은 나로서는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었었다.
한국인 직장동료의 경우도 다가가기 힘든 아우라가 느껴졌고 대화는 필요할 때만 그리고 외적으로는 딱 드라마에 나오는 회사원처럼 꾸안꾸에서 느껴지는 꾸꾸 스타일이었으며 차갑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가 서울에서 일해보지는 않았지만 서울의 회사원들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빡세게 꾸미고 빡세게 일하는 느낌이랄까..
대신에 그렇기 때문에 사수에게 업무를 자세히 빡세게 배울 수 있었다. 짧았지만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그 이후의 회사에서 그리고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사용하는 스킬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당시 사수가 3개월 뒤에 갈 예정이다 보니 너무 빠른 속도로 너무 많은 양이 나에게 쏟아져 내렸고 아무런 일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로 다가와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아마 업무적인 스트레스만 있었다면 그래도 버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당시 나는 비자문제와 주거문제 그 외 생활하는 부분에서도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나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나의 첫 직장은 나에게 사회의 차가움과 결국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나밖에 없다는 것을 각인시켜 준 곳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나를 지키는 방법은 배워가고 있지만 첫 직장을 통해 입사하기 전 어떤 것을 물어봐야 하는지 입사 후에는 어떤 것을 요구해야 하는지 등등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을 몸으로 부딪히며 많이 배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