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이제 그만

반년 이상 일할 수 있을까

by 미소나

집계약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전회사들에 비해 평균 연령대가 젊은 편이다 보니 회사분위기는 자유로웠다.


점심시간대에 꼭 다 같이 먹지 않아도 되었으며 퇴근도 자유롭게 눈치 보지 않고 정시퇴근을 할 수 있었다. 중간중간 업무가 없을 경우 쉬고 싶으면 쉴 수도 있었으며 초과근무를 했다면 초과 근무한 시간만큼 일찍 퇴근도 가능했다. 이때까지의 회사 중에 가장 자유로운 분위기여서 그런지 초반에는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담당 사수도 굉장히 자유로운 사람이었는데 공식 출퇴근 시간은 8am-6pm이지만 출퇴근 시간이 딱히 정해지지 않아 늦게 출근하는 경우도 있었고 가끔씩 아예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전날 밤을 새웠기 때문에 그다음 날 출근을 하지 않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유동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웠다.


나는 보조업무를 주로 맞게 되었는데 내 사수의 업무스타일이 혼자 모든 일을 담당하다 보니 내가 보조로 들어갔어도 사실상 할 일이 크게 있지는 않았다. 그렇다 보니 사수가 출근을 안 하는 날에는 나는 아예 할 일이 없었고 주로 같은 부서 현지인들의 업무를 돕거나 창고에 내려가서 현장직 직원들에게 기본 업무를 배우는 방식으로 조금씩 배워갔다.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었다. 현지인들은 주로 복잡하지 않은 단순업무를 하기 때문에 한국인인 내가 관련 업무를 배우는 것이 내 원래 업무에 큰 도움이나 영향을 주지는 않았고 사수가 계속 정확한 업무를 주지 않고 본인이 다 담당하다 보니 나는 관련 부서 업무가 아닌 주로 통역을 맡게 되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계속 보조할 일은 없을지 도와드릴 일은 없을지 문의를 하였지만 혼자 모든 업무를 보는 데에 익숙해져 버린 사수는 나에게 할당 업무를 주지 않았고 점점 이렇게 계속 있는 것이 맞나 싶은 회의감이 들 무렵 담당 사수에게서 다음 달 퇴사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휴가가 예정되어 있던 나는 인수인계를 받을 시간이 부족했었고 관련 업무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일주일 안에 사수가 하는 모든 것을 다 배워야 하는 정신을 잃고 싶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그렇게 입사 4개월 만에 관련 보고서 및 월마감등과 같은 많은 일들을 짧은 시간 내에 습득해야 하는 미션을 받은 채 무거운 마음으로 휴가를 보내게 되었고 휴가에 돌아오자마자 속성으로 인수인계를 받게 되었다.


그 이후로 부서 내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팀장급의 일을 맡게 된 나는 인수인계받은 대로 업무를 헤쳐나가려 하였으나 이미 긴급이 일상이 된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를 해나가는 게 버거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인사부서에 관련 담당자 구인을 요청하게 되었고 만약 지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퇴사까지 할 생각으로 하루살이처럼 살아가게 되었는데


다행히 생각보다 빠르게 면접을 통해 새로운 상사가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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