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 수중에는 돌에도 꽃이 핀다
손 뻗어 닿을라치면 노을이 갈라놓아
썰물로 핀 물밑 사랑 속내 환히 비친다
관계란 딱 거기까지, 한 발짝 물러서서
바닷속 자갈처럼 그 속을 비추다가
돌아서 웅크린 안에 섬 한 채를 짓는 것
닿을 듯 멀어지는 파도의 너울처럼
더 깊이 멀리는 말고 부르면 달려오는
제부도 밀려온 물 떼, 갈 때를 알고 뒤친다
하루에 두번씩 갈라지는 바닷길,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란 작은 섬 제부도에 갔다.
모처럼 형제들간의 나들이였다. 아버지 기일을 마치고 편한 마음으로 들렀던 곳인데 물때가 잘 맞아서 바닷길이 쭉 열려있었다. 물이 빠져서 훤한 길을 따라 걸으니 환한 바다의 속내가 다 비쳤다.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 우린 거기까지 였다. 더 깊이 더 멀리 가지도 말고 부르면 달려오는 제부도의 물 때,
관계란, 나와 너의 관계란 거기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