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진희 Sep 14. 2024

도마는 말한다




도마의 성사聖事


      

칼로 난도질한 

골 깊은 상흔에도 

더 깊이 날 때려라 

다 품어서 안아주마 

앙상히 남겨진 뼈대 

심지는 곧게 세우리      


날카로운 비명에도 

꼿꼿한 자존이여

이승의 찬을 위해 

번제물로 바친다 

기어이 칼날 받으며 

몸을 눕힌 빗살무늬  




;)  생각주머니


  어디 도마뿐이겠나?

  험한 말에도 칼로 난도질한 상흔에도 다 품어서 안아주는 것, 더 깊이 때리라고 머리 내미는 것, 상실과 아픔을 다 품고 가슴을 내어주는 어머니....

  더 못줘서 더 못차려줘서 안타까운 어머니, 도마같은 삶이여! 

  앙상히 남겨진 뼈대하나 물려받고 부엌을 지킨다 가족의 삶을 위해 생계를 이어가는 이승의 찬을 위해 칼날 받으며 번제물로 바친 어머니,  주름진 빗살무늬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