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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정 Aug 07. 2024

<행복방법2>몰두할 거리 찾기
-에너지를 유용하게 쓰기

이 정도 나이가 되니 사람이 좀 쓸모 있게 변해졌다. 그것이 내게 퍽 유용하다. 나는 원래 사람의 낯을 잘 가린다. 피곤해지는 일을 만드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나는 소극적이었다. 책 읽기를 더 좋아하고 혼자 생각하고 일기 쓰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동네 아이들과 숨바꼭질,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소꿉놀이,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개구리 잡기 등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과 즐겁게 놀았지만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었다. 나름의 자기 소신, 주장은 강했다. 앞 뒤 재지 않고 나설 자리, 안 나설 자리 구분을 잘 못했는 것 같다. 어른들 앞에서 가만히 있으면 기본 점수는 딸 것인데, 그새를 참지 못하고 내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하는 성향이 컸다. 뒤돌아보면 후회를 할 때가 많았다. 괜한 오해를 샀지 않았나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집에서 혼자 방 안에서 후회와 자책을 하고 반성을 하면서 우울하게 보냈었다. 혼자 우울해하고 혼자 괴로워하고 혼자 잘 보냈다. 그런데 그렇게 할 동안 자기 할 일을 뒤로 미룬 적도 있었고, 좋은 선택을 해야 할 때 기회를 놓친 적도 있었고, 우회적으로 생각해보고 해야 할 때 직선적으로만 생각해서 결국 인생이 더 많이 돌아가게 되어 시간을 더 많이 들인 적도 있었다. 그런 청춘을 보내고, 그런 세월을 보내면서 나는 점차 조금은 외향적인 사람, 조금은 적극적인 사람으로 바뀌어 가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생활을 할 동안에 동화구연, 한우리독서논술사 그리고 대학, 대학원, 모임, 직장, 강사생활을 할 동안에 사람들과의 만남이 빈번해지고, 또 내가 적극적으로 해야 일이 수월하게 되고, 효율성 있게 효과적으로 되는 경험이 쌓여서 나는 소극적으로 혼자 끙끙거리고 있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지난 4년, 내가 원치 않았던 일이었고, 내가 싫어했었던 일이었지만 그 안에서도 나는 내 자신이 선택한 A는 아니었어도 타인이 선택한 B로는 성장했음을 알고 있다. 음치, 박치였던 내가 4년 동안 매일 일하는 동안에는 트로트를 들어서 음치, 박치에서 면했고,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박수만 치는 사람이 아니라 노래방 기계가 실수로 해서 100점, 90점 이상은 받을 때가 있는 노래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간호 공부도 많이 하게 되어서 일상생활에서 건강지식도 전보다는 많아졌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작가로서 글을 쓸 동안에 쓸거리도 잠재되어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론이 좀 길었지만, 본론의 요약은 내가 가만히 앉아서 감을 먹으려고 나무 밑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아니고 세월이, 경험이 나를 감을 따려고 필사의 노력을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나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어릴 때부터 없었습니다. 그저 얻어지는 게 아무것도 없었죠. 부모님도 남편도 자식도. 내가 나서서 나를 건져주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에서 자라서 그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내가 나를 위하는 게 아주 기특할 정도로 가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그것은 몰두하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마음이 아프다고 누워만 있으면 정말 누워있는 사람이 됩니다. 행동해야 합니다. 부지런해야 합니다. 우선은 규칙적인 생활, 규칙적인 식사, 규칙적인 공부, 규칙적인 외출, 매일 사람들과 만남, 대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은둔형이 안 됩니다. 사회성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했습니다. 무엇에 몰두했나? 영어앱 스픽에 가입하여 영어공부에 몰두했습니다. 외국여행을 할 때 필요한 기초영어회화 공부 위주로 했습니다. 시간이 잘 갔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많이 보았죠. 물론 영어권 위주로 하면서도 영국, 프랑스, 독일, 북유럽권, 스페인, 멕시코, 남아프리카, 터키, 미국, 일본, 태국, 필리핀,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영화를 보면서 문화, 풍습, 역사 공부도 하게 되었습니다. 

집안일도 계획을 하여서 그날 정해진 양을 하려고 했었고, 집 근처의 다이소에 가서 아이쇼핑도 하고, 동네 주민이 하는 반찬가게, 편의점에 가서도 잠깐식이라도 대화를 했습니다. 주기적으로 헤어숍에도 가고 맛집처럼 잘 가는 옷 가게에도 잠깐이라도 들러서 아는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려고 했습니다. 그런 시도가 그런 노력들이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만 있다가 나가면 갑자기 공기가 달라지니, 사람이 움츠러들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배우고 싶은 것을 계획하여 열심히 배우러 다녔습니다. 시간이 잘 가고, 속에서 나를 힘들게 했었던 수세미 같았던 감정들이 씻겨져 나갔던 것 같아요. 이걸 씻어야겠다, 이걸 없애야겠다 작정한 것도 있었지만 제가 생각한 것보다는 수동이 아니라 자동세척기로 아주 빨리 씻겨져 나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은둔형으로 있지 않고 계획성 있게 잘 지내려고 노력을 하니, 낯선 장소, 낯선 시간,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도 어렵지 않게 수월하게 잘 지내게 된 것 같고, 또 그런 노력들이 다음 번, 다음 기회를 만들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어 이렇게 글도 쓰고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몰두할 거리가 있으면 시간이 잘 갑니다. 그리고 에너지를 생산적인 곳에 쓰면 나중에 나의 지식이, 실력이, 능력이 생기게 되니깐 장사로 말하자면 이문이 남는 장사입니다. 


만약 지금 힘이 드는 일로, 어려운 일로, 괴로운 일로, 슬픈 일로 가만히 있고만 싶다면 먼저 몰두할 거리를 찾으면 어떨까요? 생각만 하고 있기보다는 시행착오라도 실패라도 뭔가를 한 번 시작해 보면 계속할 거리인지, 그만해도 될 것인지를 판가름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그리고 또 다른 몰입거리를 찾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   (브런치스토리 작가님들에게는 글쓰기가 있어서요. 여기에는 해당사항은 아닌 것 같아요. 

혹시 다른 분들이 읽으신다면 저의 경험담을 외람되지만 <행복방법> 시리즈를 한번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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