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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그렇게 쓰고 싶지만>

by 김현정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한낱 벌레처럼 지나갈 수 있는 그런 나날만 있다면 사람의 삶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의 삶이니깐 누구나 이브가 건네준 사과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의 삶의 시작이 치명적인 유혹부터 시작되었지 않는가. 유혹이야말로 사람의 삶이다.


우리는 유혹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유혹은 자신의 삶의 안전성을 위험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삶의 안전성을 지키려면 간단하다. 유혹을 유혹으로 눈치채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런 관점이야말로 유혹을 이길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이면 그때 나오지 말았어야죠."

사과를 건넨 자가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면 그건 유혹이었을까? 아니면 무엇이었을까?


뱀은 어떤 의도로 이브에게 사과를 건네었을까? 그녀의 안전성을 깨고 싶지 않았을까?


저는 그럴 마음이 없어요.

두 분 사이가 좋은데 저는 그럴 마음이 없어요.

그래서도 안 되고요.


너무 많은 말들을 들었다. 어떤 말이 맞을까? 진실과 거짓이 넘실댈 때 진실은 어떻게 드러날까?


두 분 사이가 좋으면 그럴까요?


무엇을 시험하고 싶었을까?

믿은 니가 바보다. 무슨 말일까?


아무렇지도 않게, 어쩌다, 교통사고다. 짐짓 지나가고 싶은데, 왜 그들의 말들은 하나같이 둥둥 떠다닐까?


좋게 말할 수도 있는데 사람 가슴에 왜 불을 질렀나?


한 지인이 말한 이 말은 여러 해석을 만들 수 있다. 불러 낸 사람과 즉각 나간 사람, 그들 둘만의 대화, 모른 척하고 지나가면 또 바보가 되는 건 아닐까? 도둑맞은 것을 내놓으라고 하면 바보가 되는 것인가? 도둑 맞고 모른 척하고 쿨한 게 똑똑한 것인가?


보물이 아니라면 쿨한 척하면 좋은 것이고, 소중한 것이라면 도둑 맞고 쿨한 척하는 게 바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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