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의 취하는 듯한 짙은 향기에 손을 멈추고
풀 베는 사람이 노래를 부른다
아, 너는 묵은 슬픔을
다시 일깨워 주는구나.
민요와 동요들이 나직이
저녁 바람을 타고 하늘로 사라진다.
다 아문 잊은 슬픔들이
다시 나를 괴롭힌다.
늦저녁의 구름이 곱게 떠간다.
들은 따뜻이 멀리 숨을 쉬고
사라진 청춘의 나날이여
오늘도 아직 나에게 볼일이 있는가.
(제목 : 여름 저녁 / 헤르만 헤세 시집에서 P73 발췌)
헤세도 오늘 나처럼 잊은 기억으로 잊고 싶은 기억으로 힘든 날도 있었나 보다.
사실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는데 슬픔은 수시로 떠오르는구나.
그날의 진실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그 날의 슬픔은 침잠되어 수시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