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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의 역사」 표지 디자인 (리디자인)(1)

by 권경

「다름의 역사 : 바로크 궁정문화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까지」

개인과제 (리디자인), 2025/04


- Book Cover, 152×224 mm / Mac OS Sequoia 15.2, Adobe Indesign 2025, Adobe Illustrator 2025, Adobe Photoshop 2025 / Art Direction_Kwon Kyoung, Design_Kwon Kyoung, Illustration_Kwon Kyoung


- 책 소개 : 문화 간 충돌에 대한 일곱 가지 이야기를 다룬 책. 정치 혁명이나 종교 전쟁, 심지어 애니메이션에도 충돌의 역사에는 항상 문화충돌이 공존했다. 그런 충돌은 으레 폭력과 상처를 야기하지만, 결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고 좀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발견하게 된 '너그러움의 진화'란 바로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중에서)


- 키워드 : 역사, 문화, 다름, 다양성, 충돌, 존중, 이해




정말 오랜만의 디자인 작업이다. 거의 5개월 만인가. 그동안 시작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방황하는 시간도 있었고, 출판사 여러 곳에 홍보 메일도 보냈고,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에 북 디자인 서비스도 개설했다. 디자인 일을 시작하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해봤지만 그럼에도 아직 일을 만나지 못했고, 포트폴리오를 조금 수정해서 다시 출판사에 홍보 메일을 보낼 계획으로 디자인 작업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시간이 나는 대로 꾸준히 디자인 작업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작업을 많이 해볼수록 두려움과 불안을 해소시키는 데에 도움도 되고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이번 북 커버 디자인은 연세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서이자 교수님의 저서 「문화충돌 그리고 너그러움의 진화 : 바로크 궁정문화에서 디즈니까지」 (도서출판 채륜, 2012)의 리디자인 작업인데, 제목을 다르게 지어 보았다. 「다름의 역사 : 바로크 궁정문화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까지」라고. 제목이 달라진 만큼 디자인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까지는 자료조사, 아이디어 구상, 시각적 구현을 컴퓨터로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아이디어 스케치를 해보았다. 콘셉트 자료와 표현할 이미지 자료를 수집하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간단하게 스케치를 했는데, 자료조사 단계에서 구상하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남길 수 있고,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에서 손을 움직이면서 만들어내었던 아이디어보다 창의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어서 디자인 작업에 효율을 높일 수가 있다. 앞으로는 디자인 작업을 할 때 항상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기로. 디자인 작업에 있어서 기본 작업을 하지 않고 넘어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02 아이디어스케치.jpg



오늘(2025. 04. 17. 목)은 나의 작업 시간인 새벽에 잠이 잘 깨지 않아 커피도 마셔보고, 잠시 잠자리에 누워도 보고, 베란다 문을 열고 찬 공기를 쐬어도 보고, 유튜브 영상을 틀어보기도 하고, 또 그러다 다시 커피를 마셔보고. 여러 가지를 해보았지만 쉽게 잠이 깨지 않았다. 그런 데다 괜히 디자인 작업이 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브런치에 발행할 글을 적어보고 있다. 시간이 아까워서 뭐라도 해봐야겠단 생각에, 남은 한 시간 정도는 출판사 메일을 수집하기로 했다. 참고로 나의 작업 시간은 새벽 4시부터 오전 8시까지이다. 이 시간을 내 시간으로 알차게 보내야 한다.

오늘은 괜히 디자인이 하기가 싫고 딴짓을 좀 하는 모양새다. 디자인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도 꺼내보게 된다. 브런치에 발행할 글을 쓰고 있는데, 글을 쓰는 일은 부담감이나 어려움이 없이 쉽고 편안하게 이루어졌다. 잘 해야 된다는 압박감도 없고, 시작할 때의 두려움이나 불안감도 없고, 그냥 숨 쉬듯이 쉽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 내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지만… 내게 디자인 작업은 글 쓰는 일보다 조금 어려운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아이디어 스케치를 완료하고 이미지 자료를 수집하면서 아이디어를 구현해 내려는데, 어떤 부담감이 좀 느껴진다. 디자인은 만만치가 않은 일이라고 느껴진다.

오늘은 디자인 작업을 쉬고 딴짓을 했다고 해서 너무 내게 실망하지는 말기로 했다. 어쨌거나 어제 하루 자료수집을 하면서 아이디어 스케치를 완료했고 이제 그것을 실제로 구현하는 일이 남았다. 디자인에 대하여 내게 어떤 막연함이 있었는지, 이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단계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디자인이 쉽고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조금 쉽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나는 어제 자료수집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단계를 생각보다 빠르게 마쳤으니, 오늘을 쉬었다고 너무 불안해하지 말기로. 디자인 작업을 하루 쉬는 대신 다른 일을 했으니 괜찮다고 하고 싶다.



오늘(2025. 04. 19. 토)은 컴퓨터 작업을 시작했다. 아이디어 스케치를 컴퓨터 상으로 그대로 구현하려고 했는데 제목, 부제, 카피, 저자 이름, 출판사 이름 등 텍스트 요인을 먼저 배치했더니 이미지를 넣을 공간이 다르게 짜였다. 아이디어 스케치에서는 제목을 가로 정렬로만 배치했었는데 컴퓨터 상에서 세로 정렬을 해보니, 아이디어 스케치와는 또 다른 레이아웃 디자인이 생성되었고 이미지를 넣을 공간이 만들어졌다. 세로 정렬의 제목을 배치한 레이아웃에서는 세로로 빈 공간이 만들어졌고 여기에 어떤 이미지를 넣을지 고민하다가 상형문자를 세로로 넣기로 했다.

오늘은 텍스트 요소와 이미지 요소가 어떻게 배치될 것인지에 대한 레이아웃 디자인을 했고, 총 4개의 디자인 시안이 나왔다. 텍스트 요소는 텍스트 그대로 배치하였고 이미지 요소는 도형으로 표현해 넣었다. 도형의 자리에 이미지를 만들어서 넣을 예정이다. 이다음 작업의 계획은 오늘 완성한 레이아웃 디자인을 토대로 해서 이미지를 만들어 넣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03 레이아웃1.jpg
04 레이아웃2.jpg



오늘(2025. 04. 21. 월)도 밤에 잠이 안 와 뒤척이거나 핸드폰을 하다가 새벽 1시쯤에 일어났다. 잠이 안 올 것 같아서 디자인을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마음에 두려움이 들어서 실행을 어렵게 만들었다. 두려움…, 실행에 대한 두려움이었을까. 아니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이었을까. 하지만 나는 이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냥 실행하는 것이었다. 언제나처럼 나는 두려움 앞에 망설임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책상에 노트북을 가져다 놓고 얼마간을 망설이다가 노트북을 켰다. 그러고는 이미지 자료를 열어보며 어떤 스타일의 일러스트를 그릴 것인지, 또 무엇을 그릴 것인지를 파악했다. 두 번째 시안에 넣을 일러스트 네 컷을 그리기로 했고, 자료를 참고하면서 스케치북에 고대 상형문자 일러스트를 그렸다. 스케치북 위에 연필로 그린 이 일러스트를 컴퓨터에 가져와서 라인을 따라 그리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그리고 창의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버리려고 했던 시안이 있었는데, 컴퓨터 파일 위에서 손을 움직여 정리 정돈을 하고 이미지를 조금 더 발전시켜 보았더니 시안으로 완성되었다. 제목을 세로로 정렬했기 때문에 이미지를 넣을 공간이 세로로 길게 만들어졌고, 이 공간에 어떤 이미지를 넣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추상적인 패턴을 전개하게 되었다. 책등과 뒤표지도 심플하게 디자인을 완성해 보았다.

새벽에는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갔다. 두 번째 시안에 넣을 일러스트를 스케치하고 첫 번째 시안을 완성하고 났더니 시간이 대략 3시 반쯤 되었다. 쉬는 시간을 가졌고, 오랜만에 클래식 라디오 채널을 틀어보았다. 음악에 한없이 빠져들 것 같았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다 보니 어느새 4시가 되었다. 나머지 시간 동안 일러스트 컴퓨터 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지. 이렇게 계속 음악을 들으며 쉬고 싶지만 다시 힘을 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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