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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10화

전기 능력자

by 미히

"그럼… 전기 능력자인 거는?"


정이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우성은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 순간,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왔다.


"다들 주목하세요."


교실 안이 잠잠해졌다.


"오늘 휴교령이 떨어졌어요.


오늘 아침에 있었던 대수면 사태는 태양풍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요.


내일 등교 여부는 메신저로 알려줄 테니, 오늘은 이만 귀가하도록 하세요."


학생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시작되었고, 교실 안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정이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전우성을 다시 바라봤다.


"자, 앞장 서. 아쿠아리움에서 찍을 게 있어."


그녀는 당당하게 말했다.


전우성은 눈을 가늘게 뜨며 대답했다.


“너, 너, 너도 들, 들었잖아. 귀, 귀가하라고.”


하지만 정이나는 전혀 물러설 기미가 없었다. 그녀는 씩 웃으며 대꾸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를 심으라고 했잖아.


수행평가는 해야지."


전우성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정이나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듯 재촉했다.


"가자, 아쿠아리움. 시간도 없는데 말이야."


전우성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이나와 전우성은 아쿠아리움 앞에 도착했다.


"꿈 속에서는 정문으로 들어갔었어."


전우성은 손을 잡고 그녀를 옆 문으로 이끌었다.


그들은 주거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은 거실에 도착했다.


거실 너머로는 아쿠아리움의 상부를 이루는 흰색 백야드가 보였다.


그곳은 수조의 필터, 펌프, 수질 조절 장치 등이 있는 커다란 공간으로,


곳곳에 나무가 심겨져 있어 마치 실내정원과도 같은 느낌을 주었다.


정이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전우성의 방으로 들어가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언니, 저 다시 왔어요!"


그녀는 이시연을 찾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전우성의 방 안에는 이시연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고, 그녀는 정이나를 보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정이나의 시선은 곧 침대 위에 누워 있는 한 여자에게 고정되었다. 그녀의 눈이 놀라 커졌다.


정이나는 전우성을 돌아보았다.


"이 사람… 아쿠아리움 로비에서 일하는 분이잖아. 꿈 속에서 봤어. 그런데 왜 네 침대에서 자고 있는 거야?"


그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전우성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때 이시연이 끼어들었다.


"아까 우성이가 업고 왔어."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나랑 비슷한 부류야. 기절해서 못 일어나."


정이나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전우성을 노려보며 말했다.


"다 설명해야 할 거야."


그리고 이시연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언니, 저희 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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