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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중한 반려

(2) 모두에게 사랑받은 두유

by 무아 Feb 06. 2025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낯선 공간이 불안하지 않도록 조금 더 천천히, 조심스레 기다려주기로 했다.

손바닥 위에 살포시 올려두고 바라보던 순간, 두유는 아무런 경계도 없이 내 손 위에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따스한 손 위에서 곤히 잠든 모습은 마치 오래전부터 내 곁에 있었던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눈, 얼굴, 꼬물거리는 손가락-

어디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나는 정말이지, 두유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작은 입으로 먹기 좋게 건강한 수제 간식을 손수 만들어 먹였고, 혹여 아픈 곳이 있을까 노심초사하며 살폈다.

조금은 우스운 상상이지만, 아마 똑같진 않더라도 자식을 낳으면 이런 기분일까.


돌아온 겨울에 찬 바람이 불던 어느 날.

두유가 감기에 걸려 작은 몸으로 기침을 했다.

햄스터는 특수동물이라 멀리 있는 병원까지 찾아가야 했다.

병원비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작은 주사기가 담아낸 약을 조심스레 입에 가져가 먹이는 일조차 너무나도 하찮고 귀여웠다.


두유 덕분에 우울증으로 가기 꺼리던 집도 매일 일찍 돌아가게 되었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나는 망설임 없이 집으로 향했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작은 생명에게로.

우리는 언제나 함께였다.


작고도 기특한 이 아이는 마치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다정했다.

낯을 가리는 법도 없이 손길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심지어 핸들링조차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온순했다.

골든 햄스터는 일반 드워프 햄스터보다 조금 더 영리하다고 한다.

스스로 화장실을 가릴 줄 알아 생각보다 여름철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익혀서 부르면 조그만 발을 종종거리며 내게로 왔다.

그 모습이 기특하고도 대견해서 나는 한참을 쓰다듬곤 했다.


말은 할 줄 몰라도, 교감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매일 두유를 두고,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해주었다.

"알아듣지도 못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내 감정은 고스란히 전달되었을 것이라 믿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다.

두유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놓치기 싫어 사진도 참 많이도 찍었다.

그 덕분에 인터넷 어딘가를 떠도는 짤처럼 사랑스러운 순간들을 남길 수 있었다.

SNS에서도 가끔 두유를 알아보는 이들이 있었다.

그저 귀여운 외모 때문만이 아니라, 순한 성격 덕분에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리라.


두유와의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했고,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이 순간이 영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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