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진실하지 않은 메시지는
기억되지 않는다 2

우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by 김지은

정직한 메시지로 더 강력한 신뢰를 얻은 브랜드의 이야기


"한 문장만 더 강하게 표현하면 안 될까요?"


회의실에서 자주 들리는 이 요청 앞에서, 우리는 늘 딜레마에 빠진다.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을까?


2019년, 파타고니아가 환경 책임 보고서에 쓴 한 문장이 그 답을 보여준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완벽함을 포기한 브랜드가 더 강해졌다


대부분의 기업이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친환경 경영으로 ESG 선도기업의 위상을 확립했습니다."

"재활용 원료 사용량 전년 대비 30% 증가, 지속가능성 실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혁신적 친환경 솔루션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정반대로 말했다.

"우리는 여전히 일부 화석연료 기반 원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5년까지 모든 제품을 재활용, 재생 가능 원료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어땠을까?
사람들은 이 브랜드를 더 신뢰했다.
더 극단적인 사례를 보자.



"사지 마세요"라고 말한 브랜드의 역설


2011년, 블랙프라이데이. 모든 브랜드가 "더 많이 사세요"라고 외칠 때,
파타고니아는 뉴욕타임스 전면광고에 이런 문구를 실었다.


"Don't Buy This Jacket"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 된다.
매출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고객들에게 구매하지 말라고 말하다니.


하지만 결과는?

매출 30% 증가.


사람들은 "사지 마세요"라고 말한 브랜드의 제품을 오히려 더 많이 샀다.

왜 이런 역설적인 결과가 나왔을까?



신뢰는 완벽함이 아니라 정직함에서 나온다.


파타고니아의 메시지 뒤에는 진짜 메시지가 숨어 있었다.


"정말 필요할 때만 사세요. 오래 입으세요. 수선해서 쓰세요.
그것이 지구를 지키는 길입니다."


사람들은 이 브랜드가 자신의 이익보다 신념을 우선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런 브랜드를 믿었다.


신뢰의 역설적 구조

기업이 스스로의 한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상상보다 어려운 일이다.

주주들은 완벽한 성과를 원한다

경쟁사는 약점을 파고들 기회를 노린다

언론은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여전히 부족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조직의 확고한 정체성과 철학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일회성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파타고니아는 수년간 일관되게 같은 메시지를 반복했다.
공식 보고서에서도, SNS에서도, CEO 인터뷰에서도.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브랜드. 사람들은 그런 브랜드를 믿었다.



실행이 먼저, 언어는 그다음


파타고니아는 멋진 말을 앞세우지 않았다.


먼저 행동했다:

수익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

재활용 소재 사용 확대

제품 수선 서비스 제공

공급망 투명성 공개


실행과 책임이 먼저 움직이는 구조 속에서 언어를 사용했다.
그래서 그들의 문장은 믿을 수 있었다.


사람들은 이런 것을 안다.
말보다 행동이 진짜라는 것을.
완벽한 포장보다 정직한 노력이 더 강력하다는 것을.



과장의 유혹을 이기는 방법


파타고니아의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진짜 강력한 메시지는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정직하게' 만드는 것이다.


"업계 최초", "혁신적인", "최고 수준" 같은 수식어로 포장하는 대신,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것.
완벽하지 않음을 감추려 하지 않고,
그 불완전함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


이것이 "한 문장만 더 강하게"라는 유혹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전략이다.


많은 브랜드가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우리는 최고", "우리는 완벽", "우리는 혁신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부족하지만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브랜드가 더 신뢰받았을까?


강한 말보다 정직한 구조가 오래간다.
그리고 그 구조를 만드는 건, 완벽함을 포기하고 진정성을 선택하는 우리의 몫이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태도로 말하고 있는가?


※ 이 글은 2025년 출간 예정인 PR 글쓰기 실전 가이드북의 가제 『전략의 문장: 브랜드의 운명을 바꾸는 PR 글쓰기 실전 가이드』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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