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모든 메시지엔 의도가 있다. 그런데 이 의도는 단순하지 않다.
브랜드는 늘 두 개의 언어로 말한다.
하나는 브랜드를 세우는 언어(기획형), 또 하나는 브랜드를 지키는 언어(반응형)다.
신제품 발표는 기획형이고, 고객 불만 대응은 반응형이다.
ESG 캠페인은 기획형이고, 위기 대응 입장문은 반응형이다.
같은 회사, 같은 브랜드이지만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른 전략과 구조가 필요하다.
PR 실무자라면 이 두 언어를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을 말할까'보다 '지금 어떤 방식으로 말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감각이 더 중요하다.
기획형 글쓰기는 브랜드의 주도적 언어다.
브랜드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질문, 알리고 싶은 가치,
제안하고 싶은 변화를 먼저 꺼내는 방식이다.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 사회적 가치를 먼저 구성해서 전달한다.
언제 쓰나?
브랜드 캠페인이나 슬로건 발표
신제품/서비스 런칭 메시지
ESG나 사회공헌 활동 소개
기업 비전이나 철학 선언
실제 사례로 보기
삼성전자가 2022년 IFA 전시에서 선보인
'Everyday Sustainability' 캠페인이 좋은 예다.
이들은 제품 스펙을 나열하는 대신,
"작은 행동의 변화가 큰 전환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먼저 던졌다.
그리고 그 철학이 어떻게 제품에
구현되었는지(재활용 소재, 에너지 효율 등)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브랜드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먼저 제시하고,
그 관점이 어떻게 현실에서 실천되는지 증명하는 구조다.
참고: 삼성전자 글로벌 뉴스룸, IFA 2022 전시 자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2
반응형 글쓰기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브랜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언어다.
위기든 논란이든, 브랜드의 진짜 철학은 이런 순간에 드러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단어가 아니라 태도다.
어떤 어조로, 어떤 구조로, 어떤 타이밍에 말하느냐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언제 쓰나?
사건 발생 후 공식 입장문
고객 불만이나 사회적 반발 대응
미디어 보도에 대한 해명
예상치 못한 이슈 상황 대처
실제 사례로 보기
2021년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건 때의 초기 대응을 보자.
쿠팡은 사고 직후 CEO 명의로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메시지의 구조다:
순직 소방관에 대한 애도 표현
화재 진압 관계자에 대한 감사
정부 조사에 대한 전면 협조 의사
감정적인 수사나 변명을 자제하고, 사실 관계 인식과 협조 의사를 담백하게 전달하는 구조였다.
반응형 메시지의 핵심은 신속성, 공식성, 책임 인식이라는 1차 구조를 먼저 갖추는 것이다.
세부 대응책이나 후속 조치는 별도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이어간다.
참고: 쿠팡 뉴스룸 공식 입장문 (2021.6.17), 한국경제 기사 (2021.6.17)
기획형 글쓰기
목적: 브랜드 인지도 제고, 가치 확산
활용 예시: 캠페인, 런칭 콘텐츠, 비전 선언
전략 요소: 사전 기획, 확산 전략, 타이밍 조정
필요 역량: 미디어 타이밍 감각
반응형 글쓰기
목적: 위기 대응, 신뢰 유지
활용 예시: 입장문, Q&A, 클레임 응대
전략 요소: 신속한 판단, 핵심 정리, 어조 조율
필요 역량: 리스크 민감도, 공감 어조 구현
지금 당장 적용해 볼 수 있는 것
다음번 메시지를 작성할 때, 쓰기 전에 잠깐 멈춰서 물어보자.
"지금 이 상황은 기획형인가, 반응형인가?"
그 답에 따라 어조도, 구조도, 강조점도 달라져야 한다.
같은 친환경 포장재 도입 소식이라도,
우리가 먼저 알리고 싶어서 하는 이야기와
고객 불만에 대응하는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언어가 필요하다.
메시지를 쓰기 전, 이 다섯 가지를 먼저 점검하라.
1. 모든 메시지는 기획형 또는 반응형 구조를 갖는다.
사전 준비든 즉각 반응이든 계획되지 않은 메시지는 없다.
2. 기획형은 브랜드를 세우고, 반응형은 신뢰를 지킨다.
두 방식의 균형이 브랜드의 전체 인상을 결정한다.
3. 상황을 먼저 읽고, 구조와 어조를 구성하라.
'무엇을 말할까'보다 '어떻게 말할까'가 더 중요하다.
4. 반응형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즉흥 대응이 아니라 사전 시나리오와 언어 원칙이 있어야 한다.
5. 글쓰기는 조직의 태도다.
메시지는 브랜드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보여주는 해석의 언어다.
브랜드 메시지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상황을 읽고 구조를 판단하는 기획이다.
PR 실무자는 콘텐츠를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메시지 구조와 타이밍을 결정하는 메시지 설계자다.
무엇을 말할까 고민하기 전에,
지금 이 순간 어떤 방식으로 말해야 하는지부터 판단하자.
그 감각이 브랜드를 살리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