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세부터 100세까지
반짝이는 뇌를 위한 그림책 생각 노트
이솝 이야기나 탈무드의 한 구절을 읽는 듯
매끄러운 전개와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장
잔잔한 여운과 따뜻한 교훈
고정관념을 벗어난 신선한 시각
레오니오니의 작품들이 그렇다.
책 속으로
<프레드릭> 앞 표지
소들이 풀을 뜯고 말들이 뛰는 풀밭을 따라가다보면
오래된 돌담이 있다.
헛간과 곳간에서 가까운 돌담에는 들쥐 가족의 보금자리가 있다.
농부들이 이사를 가고 난 후
텅 빈 헛간과 곳간에서
작은 들쥐들은 겨울을 앞두고 밤낮없이 겨울나기를 준비한다.
하지만 열일 하는 들쥐들과 달리
프레드릭은 가만히 바위 위에 앉아 있다.
넌 왜 일하지 않느냐고 묻는 들쥐들의 물음에
춥고 어두운 겨울날들을 위해 햇살을 모으는
중이라고 답하는 프레드릭
날마다 들쥐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프레드릭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대답만 한다.
“프레드릭, 지금은 뭐해?”
“색깔을 모으고 있어. 겨울엔 온통 잿빛이잖아.”
프레드릭이 짤막하게 대답했습니다.
-중략-
“프레드릭, 너 꿈꾸고 있지?” 들쥐들이 나무라듯 말했습니다.
그러나 프레드릭은, “아니야, 난 지금 이야기를 모으고 있어.
기나긴 겨울엔 얘깃거리가 동이 나잖아.“ 했습니다.
<프레드릭> 본문
겨울이 찾아왔고,
들쥐들은 돌담 틈새 작은 구멍으로 들어가
넉넉한 먹이와 바보같은 여우와 어리석은 고양이 얘기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점점 먹이가 사라져가고
돌담 사이로 찬바람이 스며들고
들쥐들은 더이상 재잘대고 싶지 않다.
문득 들쥐들은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를 모은다고 했던
프레드릭을 찾아나선다.
프레드릭이 커다란 돌 위로 기어 올라가더니,
“눈을 감아 봐. 내가 너희들에게 햇살을 보내 줄게.
찬란한 금빛 햇살이 느껴지지 않니…….“ 했습니다.
<프레드릭> 본문
이야기는 어디로 갔냐는 들쥐 친구들의 물음에
프레드릭은 공연이라도 하듯
바위 위로 올라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연의 속삭임에 대해 가만히
귀 기울 수 있는 이만 답할 수 있는
철학적이고 시적인 물음을 던지며 답한다.
프레드릭이 이야기를 마치자,
들쥐 친구들은 감탄하며 프레드릭을 시인이라 칭한다.
자신을 치켜세워주는 친구들 앞에서 프레드릭은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말한다.
"나도 알아."
현자이자 철학자 같은 프레드릭
이토록 귀엽고 겸손한 자존감이라니~
자칫 프레드릭은
<개미와 베짱이>의 베짱이 역할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프레드릭은 거드름을 피우는 게으름뱅이가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들쥐들 가운데 혼자서 한량놀이를 한다는
얄미운 마음도 들지 않는다.
육체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폄하하지 않는다.
다만 육체 노동만큼 철학의 시간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사색이 없는 노동은 우리를 일의 노예로 전락시킨다.
우리는 밥만 먹고 살 수도 없고, 글만 보고 살 수도 없다.
겨울이 코앞이다.
추운 계절은 철학하기, 사색하기 좋은 시간이다.
영혼을 다듬는 사색의 시간을 만들어가야겠다.
하늘도 보고, 바람도 느끼고,
계절을 음미해보자!
책 밖으로
<프레드릭> 독후활동
★ 겨울이 다가오자 작은 들쥐들은 무엇을 하기 시작했나?
★ 들쥐들이 곡식을 모으며 일을 할 때 프레드릭은 어떤 일을 하고 있었나?
★ 식량이 다 떨어진 들쥐들에게 프레드릭이 해준 것은?
★ 들쥐 친구들에게 프레드릭은 어떤 존재였을까?
★ 프레드릭이 모은 햇살, 색깔, 이야기는 어떤 힘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