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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킹맘 Jun 18. 2023

여든 살의 내가 마흔네 살의 나에게

만약,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끊임없이 본성을 일깨우는 모닝 페이지는
당신이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질 것을 요구한다.
모닝 페이지는 우리가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지를 조정해 준다. 

- 줄리아 카메론, <아티스트 웨이> 중에서


매일 새벽 모닝 페이지를 쓴다.


밤에 쓰는 일기와는 다르다.

일기를 쓸 때는 대부분 '자책 모드'가 된다. 

매일 후회되는 일만 잔뜩 쓰다 보면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른 아침에 쓰는 모닝 페이지에는 오롯이 '나'에 대한 물음과 답이 담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내가 나에게 솔직해져야 하는 시간이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 모닝 페이지를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남에게 보여주지도 않는 글이다. (이건 일기와 같다.)


모닝 페이지를 써 온 지 5년이 넘어가는 지금,

내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살펴본다. 

모닝 페이지는 일상을 조율해 주는 데 탁월한 힘을 갖고 있다.


매 순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내게 가장 중요하고도 급한 일을 먼저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아티스트 웨이에서는 여러 가지 미션을 수행하도록 이끈다.


이 미션들은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

그중에서도 요즘 아티스트 웨이 클래스 회원들과 함께 답을 찾고 있는 과제는

"80세가 된 내가 지금의 나에게 편지를 띄워보기"이다.


생소하지만, 의미 있는 작업이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함께 해보시길 권한다.


아티스트 웨이 클래스 회원들에게 격일로 제공되는 수행과제 중 하나다.



80세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전하고 싶은 말


80세의 내가, 44세의 너에게


여전히 쓸데없는 걱정 하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니?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어? 그렇게 생각이 많으면 아무것도 하질 못하잖아. 차라리 밖으로 나가. 집 앞이라도 걷고 와. 지금 너의 문제는 생각이 너무 많다는 거니까. 생각이 많다는 건, 걱정이 많은 거고, 걱정만 하느라 움직이지 못하다는 건, 여전히 너에게 두려움이 크다는 사실이야. 너도 알고 있지?


모든 두려움의 지금 너의 마음속에만 있다는 사실.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지? 그럴 거야. 그래도 조금씩 걱정을 내려놓아줘. 걱정할 시간에 아이들과 더 많이 웃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눠. 남편에게 사랑한다고 더 자주 말해줘. 너 스스로를 많이 예뻐해 줘. 돌봐주란 말이야. 왜냐하면, (뻔한 얘기 같지만) 지금 그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생각보다 40년은 빨리 흘러가. 아직 노년이 될 생각은 안 하고 있겠지? 하지만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가지. 그러니 제발 건강 관리 좀 제대로 해줘. 좋은 걸 조금씩, 기분 좋게 먹어. 불필요한 책임감,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도 괜찮아. 자유로워져. 모든 것으로부터. 그러면 지금 겪고 있는 통증은 곧 사라질 거야. 모든 게 마음에 달렸어. 아름답고, 기쁘고, 좋은 걸 보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즐겨줘. 인생이란, 특별한 게 없지만 매일 하루하루를 보물 다루듯 귀하게 보내기만 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삶이 되지. 


그래도 회사 일을 1년이나 쉬면서 너 스스로를 돌봐준 덕분에, 80세가 된 지금 나는 아주 건강해.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어. 너는 늘 학교, 책방을 만들고 싶어 했지? 바로 그 일을 하고 있어. 활기 넘치는 너를 가족들은 언제나 응원하고 있지. 생각만 해도 설레지 않아?


80세가 된 지금, 나는 여유롭고 평온해. 매일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하지. 여전히 매일 운동하고, 글을 쓰고 사람들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 나의 삶이 아름답게 흘러올 수 있었던 건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일들 덕분이야. 그러니 기억해 줘. 무조건 지금 그 순간을 살아야 해. 해볼까 말까 고민되는 일이 있다면 일단 해보고, 기꺼이 실패를 하는 쪽을 택해. 과거를 후회 말고 미래를 걱정하지만 말아줘. 꼭! 


지금보다 더 뜨겁게,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줘.

여든이 된 너는 걱정하던 것보다 훨씬 멋지게 살고 있으니까! 


사랑한다, 그리고 응원해!


2023년 6월 18일

마흔넷의 너에게, 사랑을 담아...

출처 : pexels.com

편지를 다 쓰고 나서 소리 내어 읽어봤다.


없던 힘이 솟아오른다.

고민했던 일들이 스르르 풀리는 것도 같다. 


아티스트 웨이를 걸어가고 있기에 쓸 수 있었던 편지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나의 여든 살 삶을 위해

오늘도 모닝 페이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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