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셀리그만, <긍정심리학>
'마음 챙김'은 무심함이 우리 삶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는 숱한 경험들을 눈여겨보지 못한다. 무심코 행동하고 무심하게 반응할 뿐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 마틴 셀리그만, <긍정심리학>
어젯밤 잠들기 전, 참지 못하고 보이차를 마셨다. 퇴근길에 먹는 저녁을 좀처럼 소화시키기 힘들었던 탓이다. 저녁을 먹지 않고, 가볍게 잠들었어야 하는데 순간의 욕구를 참지 못한 탓이다. 밤잠을 설치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무심코 스마트폰 화면에 손을 댔다. 무심하게 메일을 확인하고, 유튜브 화면을 켜는 순간 알아차렸다. 이 정도로 무심코 행동하고, 무심하게 반응하고 있다니. 새벽의 고귀한 순간에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인가! 잠이 확 달아나는 듯했다. 요즘, 마음을 잘 돌아보고 챙기고 있는 걸까?
명상법은 불안을 다스리는 데도 효과가 있다. 차분하고 여유가 있을 때에야 비로소 현재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기 때문에, 꽃이 문간에 세워둔 우산의 오른쪽에 있는지 왼쪽에 있는지 기억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큰 것이다. - 마틴 셀리그만, <긍정심리학>
이상하게 마음의 여유가 없다. 회사일에 지친 탓이다. 요즘은 집에 오면 드러눕기 바쁘다. 몸이 지쳐서 마음도 지친 탓인가. 꽉 막힌 출근길에 도로 위에서 멍 때리는 순간조차 여유가 없을 지경이니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아예 지하철로 출근해 일찍 사무실에 들어왔다. 지하철 안은 여전히 붐비긴 해도 숨이 막힐 정도는 아니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른 출근을 하고 있어 놀라기도 했고, 일찍 사무실에 도착하니 괜히 기분도 좋았다. 부쩍 가을 느낌이 나는 하늘과 조금은 시원해진 바람결도 느끼며 걸었다. 정말, 내 마음이 차분하고 여유가 있어야 지금 이 순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나 보다.
무엇보다 즐겁게 생활하라. 일상을 즐겨라. 한 달에 하루씩 쉬는 날을 정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에 흠뻑 빠져보라. 그날만큼은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해보라. - 마틴 셀리그만, <긍정심리학>
회사와 집을 오가는 일상이 뭐 즐거울 게 있으랴. 하지만 8월의 마지막 남은 날들은 최선을 다해 즐기고 싶다. 하루 종일 나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보내긴 어렵지만 오늘처럼 평소보다 한두 시간 빨리 출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 자신과 놀아주는 '아티스트 데이트'를 못한 지도 꽤 되었다. 이번 주말에는 내가 좋아하는 서점에도 가고, 책도 보고, 아이들과 뒹굴뒹굴하며 음악도 들어야겠다. 수요일이지만 마음은 주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