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과한 생각으로 만든 업 때문에 생기고,
우울증은 타인이 잘난 것을 질투한 업으로 생겨난다.
우연히 '업장병'에 대한 글을 봤다. 불가에서 업(業)이란, 몸과 말, 생각으로 짓는 것인데 행위의 좋고 나쁨에 따라 선업(善業), 악업(惡業) 등으로 나뉘는데, 이 업 때문에 생긴 병이'업장병'(業障病)이라고 한다. 전생이나 현생에서 지은 업이 병으로 나타난다니 생각만 해도 두려워졌다.
나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이런 말은 자주 들어왔다. 업은 짓는 대로 돌려받는다, 부모가 업을 지으면 자식이 받게 된다는 말이다. 선업을 짓지 못하더라도 악업은 짓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게 아닐까. 여기저기 아픈 나는 얼마나 많은 업을 짓고 산 것인가 가슴이 내려앉았다.
글쓴이는 질병에 따라 원인이 되는 업을 나열해 놓았다. 그중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불면증과 우울증, 그리고 위염과 식도염이었다.
우울하다는 것은 근심스럽고 답답하고, 활기가 없는 상태이다. 가벼운 슬픔이라고도 풀이된다. 누구나 우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영원하지 않다. 우울한 감정은 잠시 머물다 지나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울증은 다르다. 우울한 상태가 계속 유지된다. 오랜 시간 특별한 일이 없어도 지속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우울한 감정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게 우울증이다.
생각이 너무 많아 잠이 오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된다. 생각이 많으면 몸이 아프게 된다. 적당히 잊기도 하고, 단순하게 생각해야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다. 나는 생각이 너무도 많아 파묻힐 때가 있다. 그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자주 깨고, 새벽에 일어나 멍하니 있을 때가 많았다. 불면증은 우울증을 부르고, 반대로 우울증은 잠을 쫓아버린다. 그런데 누군가를 질투하느라 우울증이 생긴다는 말에 의기소침해졌다. 나는 누구를 부러워하고 있었을까. 내가 질투하는 사람은 누구였을까.
위염과 식도염은 누군가를 미워하고, 불평불만이 가득한 일상을 살아온 업이란다. 과하게 화낸 업도 있다. 순간 내 삶을 돌아보게 됐다. 나도 모르게 악업을 짓고 있었다. 회사에서 누군가를 원망하고, 미워했다. 지금의 내 처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스러웠다.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니 괜찮을 거라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회사에서 난 언제나 화가 나 있었구나 싶어 슬퍼졌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그토록 미워하고 원망하고 화를 냈는지 모르겠다.
무슨 근거로 업장병을 믿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다만, 가만히 돌이켜보니 전혀 무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나 스스로를 끊임없이 괴롭힌 결과가 이런저런 질병이라니, 업장병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그러니 이제는 달라지고 싶다. 내 마음이 지옥이라 마음 안에 갇혀 그렇게나 아팠나 보다. 미움과 원망, 분노, 질투심을 다 내려놓고 훌훌 털어버리면 좋겠다. 이런 감정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더 이상 아파하지 않고, 영혼까지 활짝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지금도 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을 거라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