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워킹맘 Sep 11. 2023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에 배가 부르다니

학교 다녀왔습니다~ 엄마, 놀아도 되죠?


아홉 살 아이의 평생소원이었던 '하교 후 친구들과 놀기'. 이곳 강원도 인제에서는 소원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스쿨버스에서 내리더니 집 마루에 가방을 툭, 던져놓고 집 앞으로 달려 나가는 아이를 바라보다 깨닫는다. 아, 저 말을 들으려고 여기까지 왔구나! 아이들이 노는 소리만 들어도 배가 부르구나!

옆집 아이 엄마가 찍어준 명품 사진 (photo by SHIM)


가장 큰 아이는 열 살, 가장 어린아이는 5살이다. 남자아이 셋, 여자 아이 다섯이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아침이고 밤이고 모여 뛰어논다. 학원에 다니지 않고 뛰어노는 아이들의 얼굴은 꽃처럼 피어난다. 답답한 학원 책상에 앉아있는 대신 하늘과 산, 바람을 벗 삼아 뛰어다니는 이 아이들은 분명, 축복받았다.


엄마, 여기 와서 너무 좋아요. 매일 놀 수 있어서 신나요.

매일 밤 아이와 함께 잠들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는 물었다. 엄마도 이곳에 와서 행복하냐고. 물론이라고 답했다. 뭐가 행복하냐고 또 묻기에 답해줬다. 이렇게 행복해하는 너를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이다. 매일 놀 수 있어서 신난다는 말에 가슴이 찡해졌다. 아이들이라면 매일 놀아야 하는 게 당연한데, 왜 당연한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걸까? 우리 어른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부모는 아이가 자기 내면을 여행하고, 목적의식을 자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이다. 부모와 자녀는 동등한 영혼으로, 모두 자신의 내면적인 성숙을 위한 여행길에 오른 구도자일 뿐이다. 유일한 차이는 당신이 택한 '부모'라는 역할에 있다. - <디팩 초프라의 부모 수업> 중에서


부모와 자녀는 동등한 위치에서 모두 내면의 성숙을 위한 여행길에 오른 사람들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어왔다. 아이들도 엄마도 모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성숙해 간다. 이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주고 싶다. 잠시 이곳에 살러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웃게 해주고 싶다. 학교에서는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신나게 놀다 잠드는 일상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나. 이곳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고만 싶다. 아이들이 행복하니 이를 지켜보는 엄마들의 얼굴에도 꽃이 핀다. 엄마가 행복하면 또 아이들도 행복하다. 행복의 선순환이다. 이 흐름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 함께 읽고 응원해 주세요~


일중독자 워킹맘의 육아휴직 도전기 (브런치북)

이전 13화 오도이촌이 아니라 이도오촌하며 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