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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 떨어지는 이유

기브 엔 테이크

by 시인의 정원 Mar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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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찾은 백동백 나무는 겨우내 참았던 꽃을 내밀었다. 이른 봄이라 성미 급한 벌 한 마리가 수분을 돕고 있다. 꿀은 기브엔 테이크. 홑꽃 백동백은 수천 , 혹은 수만 그루 중 한 그루 - 세어보진 않았으니 아마도 그쯤 - 일 테다. 홑꽃답게 수정된 꽃은 미련 없이 떨어졌다. 개량 외래종 겹꽃들은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지만 꽃이 시들도록 가지에 붙어 있어서 초라해 보인다. 생각해 보니 겹동백은 씨 맺는 것을 본 적 없다. 수정이 안되니 시들도록 붙어 있는 것일까. 벌들이 찾지 않으니 수정이 안 되는 것이고, 벌들이 찾아오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꿀이 없어서 일 것이다.

토종 홑 동백은 꽃이 목적이 아닌 씨 맺음이기에 수정이 되면 아직 싱싱한 꽃인데도 떨군다. 잡고 있는 가지를 놓아준다. 자신의 일 - 수분을 위해 존재함 - 을 마쳤으니까. 꽃이 진 자리에 완두콩 보다 작은 초록 씨방이 달린다. 9월이면 알밤만한 씨방으로 커서 까만 씨앗들을 내보인다.  간결한 꽃의 삶이다. 3월의 동백꽃으로 인해 봄은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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