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 않은 풍경
대천동에서 교래리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선흘리 방향과 만나는 삼거리 회전로터리가 있다. 거기서 이십여 미터 앞에서 잠시 마주치는 한라산이다. 겨울산보다 더 하얀 두건을 썼다. 어제까지 쌀쌀맞던 날씨가 오늘은 봄날의 나른함이 스멀거린다. 티 없는 하늘의 아침 길은 계절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색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높은 곳은 춥고 외롭고 고단하여 멀찌감치 바라보는 맛도 괜찮다.
멀리서 산을 보고 출발했으면 오를수록 산은 보이지 않겠다. 숲을 지나 계곡을 지나 가파른 능선을 타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