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꿈을 향해 가다 서다
아침에 눈을 떴다. 습관처럼 목을 한번 가다듬어본다. “아, 아~아...” 그런데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전날 밤부터 슬슬 목이 칼칼하더니, 역시나. 매년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인후염이 또다시 나를 찾아왔다. 늘 시기가 비슷하다. 신기할 정도로 일정하게.
옷을 대충 챙겨 입고 병원에 다녀왔다. 입맛은 없고, 몸은 무겁고, 머리는 띵하다. 그냥 이불속에 다시 파묻히고 싶지만,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생강차 한 잔을 타서 옆에 두고, 모니터를 켜고, 책상 앞에 앉는다.
감기에 걸린 날은 시간이 이상하게 흘러간다. 집중도 잘 안 되고, 정신은 자꾸 멍해지고, 사고도 느려진다. 뭔가 계속 놓치는 것 같고, 마치 시간을 도둑맞는 기분이다. 약기운에 졸음이 밀려오면 잠시 눈을 붙이고, 깨고 나서는 억지로라도 따뜻한 국물과 새콤한 과일을 챙겨 먹는다.
몸이 아프다는 건 몸이 보내는 분명한 신호다. 그럴 땐 잠시 멈춰 서서, 내 몸의 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 오롯이 나를 돌보는 시간. 그것도 나를 챙기는 아주 중요한 일이란 걸, 요즘 들어 자주 생각한다.
어릴 적엔 아프면 엄마가 다 해주셨다. 약도 챙겨주고, 따뜻한 죽도 끓여주시고, 이불도 조심스레 덮어주셨다. 이제는 내가 누군가를 챙기는 사람이 되었고, 정작 나 자신을 챙기는 일에는 서툴다. 그렇게 스스로를 방치하다 보면 회복은 더뎌지고, 기운을 되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오늘은, 푹 쉬며 서기로 했다. 따뜻한 생강차와 뜨끈한 국물, 알약과 물약을 곁에 두고, 아주 극진히 나를 돌본다. 아직 머리는 멍하고 코는 부어 있지만, 괜찮다. 푹 쉬고 나면 또 한결 가벼운 하루가 찾아올 것이다.
오늘은 그저, 푹~ 쉬며 서 있는 날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날. 내 몸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조용히 나를 챙기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