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의 눈물
실로암 공원 묘지에 당신을 묻고 오는 날
봄을 부르는 비가 힘없이 내렸습니다.
매스컴에서는 백세시대라고 저렇게 떠들어대는데 당신은 흰머리카락 하나 가지지 않고 떠나가버렸습니다.
묘지옆 대나무는 힘없는 비를 맞고도 점점 더 푸르러집니다.
아파트 앞 벚나무는 잎보다 맘바쁜 꽃들이 흰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고
울타리 개나리도 노란색 웃음을 띄고
자지러지듯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를 보냅니다.
한우물* 뒷밭에는 당신과 심었던 배나무가 돌보는 이 없이도 하얀 배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 겨울에 떠나간 당신은 봄비가 손짓해도 눈부신 꽃들이 헤픈 웃음을 흘려도 다시 피어나지 않습니다.
오늘은, 당신이 떠난 날처럼 아침부터 내린 약한 빗발에 봄꽃의 눈에도 눈물이 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