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우 Oct 16. 2024

봄꽃의  눈물

봄꽃의 눈물                                      

 

 

실로암 공원 묘지에  당신을 묻고 오는 날

봄을 부르는 비가 힘없이 내렸습니다.

 

매스컴에서는  백세시대라고 저렇게 떠들어대는데 당신은 흰머리카락 하나 가지지 않고 떠나가버렸습니다.

 

묘지옆  대나무는  힘없는 비를 맞고도 점점 더 푸르러집니다.

아파트 앞 벚나무는 잎보다 맘바쁜 꽃들이  흰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고

울타리 개나리도 노란색 웃음을 띄고

자지러지듯 어린아이의 웃음소리를 보냅니다.

 

한우물*  뒷밭에는 당신과 심었던 배나무가 돌보는 이  없이도 하얀 배꽃을 피웠습니다.

 

그런데, 겨울에 떠나간 당신은 봄비가 손짓해도 눈부신 꽃들이 헤픈 웃음을 흘려도 다시 피어나지 않습니다.

 

오늘은, 당신이 떠난 날처럼 아침부터 내린 약한  빗발에 봄꽃의 눈에도 눈물이 고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